
이번 설 연휴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덕분에 가족들이 TV 앞에서 함께 할 시간이 길어질 듯 하다. 각종 매체들은 올림픽 소식을 전하느라 바쁘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명절마다 만들어 오던 설 특집 프로그램을 최소화했다.
그럼에도 1년에 딱 두 번 있는 명절, TV에서 방영하는 특선영화가 빠지면 왠지 섭섭하다. 일일이 챙겨 보진 못하더라도 언제 어느 방송국에서 어떤 특선영화가 하는지 궁금하기 마련이다. 독자 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 이번 설 특선영화 중 볼 만한 영화를 딱 3편 골라 소개한다.
BEST 1. 남북 형사의 특별한 합동 작전, ‘공조’

‘공조’는 딱 1년 전인 2017년 설 연휴에 개봉해 극장가에서 ‘더 킹’을 꺾고 드라마틱하게 흥행 왕좌를 차지한 코미디 영화다. 잘생긴 북한 형사(현빈)과 생계형 남한 형사(유해진)의 만남. 소재는 진부할지 모르지만 700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성공했다. 현빈은 오랜만에 흥행에 성공했고, 유해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번 연휴에는 유해진의 단독 주연작 ‘럭키’(2/15(목) 오후 5시 25분, KBS2)와, 개봉 당시 ‘공조’와 대결 구도를 형성했던 ‘더 킹’(2/15(목) 오후 9시, JTBC)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효리네 민박’ 시즌 2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윤아가 배우로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해 큰 웃음을 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조’는 얼마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故김주혁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제 수상과 큰 인연이 없었던 김주혁은 이 영화로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타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안방극장에는 그의 뛰어난 연기력을 볼 수 있는 ‘공조’가, 극장에서는 그의 유작이 된 영화 ‘흥부’가 상영한다. 그는 없지만 그의 작품은 남았다.
'공조’는 2/17(토) 오후 10시 30분 tvN에서
2/18(일) 오후 1시 40분과 오후 10시엔 OCN에서 만날 수 있다.
BEST 2. 역대 최초 남북 단일팀의 실화, ‘코리아’

지난 10년 중 요즘처럼 남북한이 상호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적이 있었나 싶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일시적이나마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았던 관계가 갑작스럽게 변화되어 여기저기에서 말도 많지만, 어쨌든 이때가 역사적인 순간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남북단일팀으로 구성됐다.
올림픽, 남북단일팀 등 최근의 뜨거운 이슈를 반영한 듯 17일, 그것도 TV조선에서 영화 ‘코리아’를 만날 수 있다. 1991년 제41회 탁구 세계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코리아’는 하지원이 탁구 천재 현정화 역할을, 배두나가 북한의 탁구 국가대표 리분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남북 단일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던 그 날의 뜨거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충무로의 아이콘이 된 한예리의 호연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개봉 당시 흥행에선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지만 이 영화가 지금처럼 뜨거운 이슈가 될 날이 올 줄 누가 알았던가.
‘코리아’는 2월 17일(토) 오후 2시 40분에 TV조선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채널CGV에서는 올림픽을 기념해 ‘국가대표’, ‘국가대표2’, ‘독수리 에디’를 방송한다)
BEST 3.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마블 영화

바야흐로 마블 영화의 전성시대(Age of Marvel)다. ‘아이언맨’부터 시작해 마블 영화가 국내 극장가에서 모은 관객수를 합치면 놀랍게도 7700만 명 이상이다. 극장 관람으로 공식적으로 집계된 관객 수만 따져도 그렇다. 또한 이번 설 특선영화 리스트를 봐도 이견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특선영화 중에는 DC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도 있다!) 마블 영화만 해도 ‘어벤져스’ 1편과 2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아이언맨 3’,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앤트맨’, ‘인크레더블 헐크’ 등 굉장히 많다. 그리고 설 연휴 극장가에서는 사전 예매량 40만 장을 넘긴 마블의 ‘블랙 팬서’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다(2월 13일(화) 기준).
어느 영화나 기본은 하는 마블이라 특정 작품을 꼽기가 어렵지만, 시간이 없다면 방영 작품 중 비교적 최근작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보길 권한다. 전편 (‘어벤져스’)보다는 평가가 좋지 못했지만 천만이 본 유일한 마블 영화다. ‘블랙 팬서’를 재밌게 관람하기 위해서도, 오는 4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더 깊이 있게 보기 위해서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제격일 것이다.
마블 영화 TV 편성표
-‘앤트맨’(2/18(일) 오후 1시 55분, EBS1)
-‘아이언맨 3’(2/15(목) 오후 1시, OCN)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15(목) 오후 3시 40분, OCN)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15(목) 오후 6시 20분, OCN)
-인크레더블 헐크(2/17(토) 오후 8시, 채널CGV)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