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양보의 기억, 박원순·안철수 '서울 빅매치' 성사될까
1강 박 시장에 여당 거물급 도전
박영선은 현장, 우상호 방송 집중
민병두·전현희 이어 정봉주도 채비
한국당선 황교안·나경원 하마평
6·13 지방선거가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 후보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대진표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전체 판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결합이 13일 통합전당대회 격인 수임기관 합동회의로 마무리되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안 전 대표에게 ‘정치적 채무’가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 전 대표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6월 지방선거 최고의 빅매치가 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당에서 이탈한 민주평화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1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중도보수를 향한 외연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당직자도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다면 자유한국당과의 경쟁에서 치고 나가고 세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 매력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면 선거에 여론이 집중될 테니 우리 입장에서는 ‘땡큐’”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전 대표 측에서는 “박 시장이 안 전 대표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할 때가 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박 시장은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시민들이 과거의 일을 가지고 판단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박 의원은 ‘서울을 걷다’ ‘영선아 시장 가자’ 등 현장형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시민과 함께 새로운 정책을 발굴·구상하겠다는 전략이다. 민 의원은 싱크탱크인 미래전략연구소를 설립해 부동산과 주거복지, 일자리,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 등을 소개하며 전략통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2월 말께 자신의 대표 정책 10가지를 담은 책을 펴낼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뚜렷한 후보군이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나경원·김용태 한국당 의원,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를 뿐이다. 홍 전 의원은 이미 불출마를 언급했지만 당에선 여전히 설득 중이다.
황 전 총리의 경우 지난해 한 종교행사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하나님께서 뜻대로 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하지만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탄핵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겠나”라며 부정적 입장이다.
나 의원은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 질문에 “우파와 보수정당이 다시 살아나는 데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일 수 있다. 더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은 같은 질문에 “지금은 그런 것을 전혀 검토할 때가 아니다”고 거리를 두었다.
마땅한 인물이 없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공동 전선을 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두 보수 야당이 서로 출마 지역이 겹치지 않게 나누는 묵시적 연대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서울은 안철수, 경기는 남경필(현 지사)로 나눌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