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방관 추모비 꼭 세워졌으면.."

대구=최일영 기자 입력 2018.02.14. 05:06

"구조 현장에서 희생된 동료들을 위한 추모비가 꼭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대구 중부소방서 남산119안전센터 김명배(56·소방위) 소방관은 13일 27년 동안 소방관으로 살아온 소감을 묻자 "먼저 떠나보낸 동료들이 생각난다"며 추모비 얘기를 꺼냈다.

당시 김 소방관은 현장에 출동해 같은 소방서 소속 동료들의 시신을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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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 소방관이 13일 남산119안전센터 앞에서 먼저 떠나보낸 동료들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남산119안전센터 제공

2·18 대구지하철 참사 첫 출동
김명배 소방위 15년 전 회고

“구조 현장에서 희생된 동료들을 위한 추모비가 꼭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대구 중부소방서 남산119안전센터 김명배(56·소방위) 소방관은 13일 27년 동안 소방관으로 살아온 소감을 묻자 “먼저 떠나보낸 동료들이 생각난다”며 추모비 얘기를 꺼냈다.

김 소방관은 15년 전인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같은 대구 서부소방서 소속이던 조성운 소방관과 함께 가장 먼저 화재 현장에 진입했다. 그는 “비번이었지만 화재 연락을 받고 현장에 출동해 시커먼 연기와 뜨거운 열기를 뚫고 지하 4층 불이 난 전동차까지 내려갔다”며 “생존자를 찾으려고 전동차 내부를 샅샅이 살폈지만 객실 안은 이미 숯덩이가 돼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 후 한참동안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김 소방관은 1992년 서울 강남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후 이듬해 대구로 와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등 지역의 크고 작은 재난 현장을 누빈 대구 소방의 산증인이다. 그에게는 가슴 아픈 기억이 또 있다. 1998년 같이 근무하던 동료 소방관 3명을 한꺼번에 잃은 일이다.

그해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물이 불어 여중생 3명이 도서관 하수구에 빠져 실종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동부소방서 119구조대원이었던 고(故) 이국희 팀장 등 3명이 금호강에서 보트로 여중생들의 시신을 수색하다 급류에 휘말려 3명 모두 숨졌다. 당시 김 소방관은 현장에 출동해 같은 소방서 소속 동료들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 사고는 대구에서 한꺼번에 가장 많은 소방관이 숨진 사고로 기록됐다.

김 소방관은 올해가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5주기이자 대구 소방관 3명이 안타깝게 숨진 수난사고 20주기인 만큼 이들을 위한 추모비 건립이 재추진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사고 이듬해 추모비를 세워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대구시에서도 이를 검토해 내가 직접 추모비 장소를 답사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후 건립사업이 무산돼 속상했는데 이제는 안전도시 대구라는 이름에 걸맞게 추모비 건립을 재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소방관은 “당시 숨진 이국희 팀장의 아들도 현재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소방관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져 후배들이 인명 구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