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GM, '철수' 으름장으로 韓정부 지원 압박 전술?

임성수 기자 입력 2018.02.14. 05:06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는 한국 정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6월엔 문재인정부 들어 첫 전국단위 선거인 지방선거가 실시되는데 한국GM이 전면 철수할 경우 전북 군산뿐 아니라 인천 부평, 경남 창원, 충남 보령 공장에 대량 실직 사태를 피할 수 없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한국지엠(GM)이 5월 말 폐쇄한다고 13일 공식 발표한 전북 군산공장 정문 전경. 한국GM은 지난해 2월부터 군산공장에서 준중형 세단 ‘올 뉴 크루즈’ 생산에 나섰지만 판매 실적 저조로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북도민일보 제공

GM 구조조정안 발표 속셈은

‘2월 말’ 시한 못박으며
“다음 단계 중대 결정” 엄포
6월 지방선거 앞둔 與
대량실업 사태 등 고민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는 한국 정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약한 고리’인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초강수로 “GM을 살려야 한다”는 여론을 끌어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몇 차례 방한해 정부와 지원 여부를 협의했다. 아직 협의가 안 끝난 상태에서 13일 군산공장 폐쇄가 전격 발표됐다. 엥글 사장은 이날 “한국GM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한국에서의 사업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지원 여부에 대해 “협의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혀왔다. 정부 지원에 대해선 비판 여론도 컸다. GM이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GM 본사 이익을 위해 고리의 이자를 챙겨가는 등 한국GM에 부담을 떠넘겼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의 공장폐쇄 카드는 정부에 고강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GM은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히면서 “모든 당사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번 제시안은 한국에 대한 대규모의 직접적 제품 투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수천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했다. ‘전폭적 지원’만 받는다면 직접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 철수보다는 지원을 따내기 위한 노림수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GM은 ‘2월 말’로 시한을 못박으며 “한국GM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고도 했다. 이 역시 ‘살라미 전술’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본사에서 ‘철수설’을 흘린 뒤 일주일 만인 이날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다시 이달 말에 ‘중대 결정’을 언급하면서 단계적 압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정치적인 상황은 GM에 유리해 보인다. 6월엔 문재인정부 들어 첫 전국단위 선거인 지방선거가 실시되는데 한국GM이 전면 철수할 경우 전북 군산뿐 아니라 인천 부평, 경남 창원, 충남 보령 공장에 대량 실직 사태를 피할 수 없다. 여권이 한국GM 문제를 ‘시장논리’에만 맡겨둘 수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사업 철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GM은 그동안 ‘수익 없인 사업도 없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GM은 2013년 말 이후 지난해까지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계열사 오펠(OPEL)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을 단행했다. 악화일로인 한국GM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최근에 엥글 사장을 만났는데 (사업 철수와 유지) 가능성이 반반”이라며 “구조조정을 해서 앞으로 경영을 개선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계속할 것이지만, 이렇게 저렇게 해도 안 되면 철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