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입마개 채우고, 걸어 잠그고'..1987로 회귀한 전북경찰

이경민 기자(=전주) 입력 2018.02.13. 23:32 수정 2018.02.14. 02:45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지만, 정작 전북경찰은 내부 탄압과 시민들의 목소리까지 가로 막고 있어 제5공화국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이 전북경찰청 정문에 들어서려 하자 경찰들이 가로막기 시작한 것.

전북경찰 불만 목소리 내부 통신망 올리지 말고 소통함에 적어라 '황당' 지시앞서 지난 2월초 전북경찰청과 경찰서 곳곳에 '소통함(?)'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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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익산 교사 유가족의 회견 막아..경찰 내부 불만도 "소통함에 적어라" 지시

[이경민 기자(=전주)]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지만, 정작 전북경찰은 내부 탄압과 시민들의 목소리까지 가로 막고 있어 제5공화국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3일 오전 전북경찰청 정문 앞. 이날 익산 교사 자살과 관련해 '경찰의 미온적 수사에 의혹을 품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족들이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족들이 전북경찰청 정문에 들어서려 하자 경찰들이 가로막기 시작한 것. 이어 경찰청으로 들어서려는 유족들과 가로막는 경찰들의 실랑이가 한참 동안 지속됐다.

건장한 체격의 경찰들에게 가로막힌 유족들은 "왜 막아요, 억울하게 죽은 남편이 불쌍해서 도와 달라고 호소하는 건데"라며 이내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경찰들은 유족들의 울음 소리에도 "경찰청사 안은 보안구역입니다. 하실말씀 있으면 밖에서 하세요"라고 단호하게 출입을 거절했다.

이어 유족은 가로막힌 자리에 서서 구겨진 호소문을 손에 꼭 움켜쥐고 "남편의 억울한 진실을 밝혀 달라"고 절규의 목소리를 품어내기 시작했다.

영하의 기온에 절규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동행한 학생 및 관계자, 구경하던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여기 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이날 전북경찰은 평상시 취재를 위해 허가된 기자들의 출입허가증도 모두 삭제했으며, 중앙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꽁꽁 걸어 잠궜다.

북경찰 불만 목소리 내부 통신망 올리지 말고 소통함에 적어라 '황당' 지시

앞서 지난 2월초 전북경찰청과 경찰서 곳곳에 '소통함(?)'이 설치됐다.

설치 목적은 경찰 내부의 비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강인철 전북청장의 지시인 것.

소통함 설치 전 전북경찰은 승진 인사를 두고 조직 내에서 내홍을 겪었다. 한 경찰은 인사에 큰 불만 품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경찰 인트라넷'에 게재했다. 당시 전국의 경찰들이 이 글을 읽었으며, 그는 경찰서 1층에서 1인 시위도 펼치기도 했다.

또 한 경찰은 사석에서 승진 인사와 관련한 불만을 토로했고, 이 불만의 목소리들은 곧 기사화 되기 시작해 한동안 전북경찰은 진통을 겪었다.

이후 전북경찰은 조직내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수습에 나섰으며, 경찰내 불만의 목소리를 적어 담는 '소통함'을 설치했다.

설치 당시 시대를 역행하는 '군대 소원 수리함이 등장했다'는 분위기가 연출 되기도 했다.

유족 절규마저 가로막는 말 뿐인 인권(?)경찰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달 4일 전북청 지휘부와 직원 150여명은 '‘고(故)박종철군 고문 치사사건’을 다룬 영화‘1987’을 단체 관람했다.

당시 근무시간을 이용해 영화를 감상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하지만 강인철 전북청장은 "30년전 사건을 통해 공권력의 민낯을 돌아봤다"라며 "뼈를 깎는 마음으로 도민의 안전과 인권을 수호하는 인권경찰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해명했다.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는 약속과 무색하게 경찰내 불만의 목소리를 새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소통함'과 억울한 유족들의 절규의 목소리까지 가로 막고 있어 전북경찰의 통제가 어디서 끝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민 기자(=전주) ( jbey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