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한·중·일에 호혜세 도입"..무역전쟁 방아쇠 당겨

워싱턴 | 박영환·도쿄 | 김진우·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입력 2018.02.13. 22:10 수정 2018.02.13. 23: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을 직접 거론하며 무역균형을 위해 호혜세(reciprocal tax)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한국, 중국, 일본과 많은 나라들에 엄청난 돈을 잃고 있다"면서 "그들은 25년간 하고 싶은 대로 다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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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미국산 제품에 세금 매기는 만큼 다른 나라산에 과세
ㆍ세율 등 구체적 조치 없어…일 “보복 관세” 중 “우려”

미국 워싱턴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앞에서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1조5000억달러(약 1600조원) 규모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계획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 |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을 직접 거론하며 무역균형을 위해 호혜세(reciprocal tax)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정 기조로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의 일환이다. 호혜세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무역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시장, 주지사 등과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관련 회의에서 “우리는 미국을 이용하는 나라들에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라며 “그중 일부는 소위 동맹국이지만 무역에 관해선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보내는 상품에 우리는 아무 세금도 부과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보내는 상품에 50%나 75%의 세금을 부과한다. 공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우리는 호혜세를 매우 많이 부과할 것이고 이번주와 다가오는 수개월 동안 그것에 대해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제품에 다른 나라들이 세금을 매기는 만큼 해당 국가산 제품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한국, 중국, 일본과 많은 나라들에 엄청난 돈을 잃고 있다”면서 “그들은 25년간 하고 싶은 대로 다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책을 바꿀 것이고 그것은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 나라로 와서 우리에게 왕창 바가지를 씌우고 엄청난 관세와 세금을 매기고,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매기지 못하는 이 상황을 계속 이어가게 할 수는 없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혜세 세율이나 대상 제품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호혜세 도입은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짧은 시간에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도 중국에 35%, 멕시코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CNN은 호혜세 발언은 “물기보다는 짖기”라며 협박용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 위협용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은 더욱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된 상태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며 결과에 따라서는 대대적인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이 향후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계속하는 나라로부터 들어오는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며 “호혜세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관세 인상 등 제재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호혜세 부과가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했다. 봉황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혜세 언급에 대해 미국과 주요 무역국 간 마찰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중 무역액이 5800억달러(약 628조원)를 돌파한 점 등을 들며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호혜 상생이며 경제·무역 협력은 양국과 양국 국민에 큰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워싱턴 | 박영환·도쿄 | 김진우·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