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가면 뒤 위선..옥스팜 '성매매'에 쏟아지는 추가 폭로
구호단체·NGO의 '도덕성 결핍' 폭로 잇따라
옥스팜 부대표 사퇴, 英 정부는 조사 착수
EU도 "비윤리 확인 땐 자금 지원 중단" 밝혀
12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페니 로렌스 옥스팜 부대표가 이날 성명을 통해 "당시 프로그램 책임자로서 내 감독 기간에 이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며 모든 책임을 진다"며 사의를 표했다. 2006년 옥스팜 영국 본부에 합류한 로렌스 부대표는 국제프로그램 책임자로서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 파견된 구호팀을 총괄해 왔다.
나아가 옥스팜 직원들이 지난 2006년 아프리카 차드에서도 성매매를 했다는 또 다른 보도도 나왔다. 로렌스 부대표는 성명에서 "아이티는 물론 차드에서 일어난 직원들의 행동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우리는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의혹을 사실상 인정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영국 정부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며 비영리 기관들을 모니터링하는 자선위원회(Charity Commission)를 통해 옥스팜 조사에 착수했다. BBC는 자선위원회가 은행 계좌 동결 조치까지 포함하는 법적 조사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이는 당국이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앞서 마크 골드링 옥스팜 영국 대표 등 지도부는 페니 모던트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조사 협조를 약속했다.
아이티 정부도 진상 조사에 나섰다. 보치트 에드먼드 영국 주재 대사는 CNN에 “옥스팜 대표들을 소환 조사한 뒤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옥스팜 뿐 아니라 국제구호단체와 비정부기구(NGO)에서 이 같은 성매매·성착취가 비일비재했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옥스팜을 비롯해 각종 국제기구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 15년간 일한 전직 구호활동가는 이날 가디언 기고에서 “구호활동가는 물론 유엔평화유지군 등에 의한 성매매·성착취 사례를 수년간 보고 들었다”면서 “이런 문제를 폭로한 사람들은 오히려 조직에 의해 은폐 기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대중의 신뢰 하락 및 자금 지원 중단을 우려한 국제기구들이 문제를 일으킨 활동가를 공개 문책하긴커녕 ‘쉬쉬’하기 바빴다는 것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시비타스(Civitas) 조너선 포맨 수석연구원은 CNN 기고에서 “오랫동안 감시와 비판에서 면제됐던 대형 구호단체들에서 필연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구호 활동가들은 목숨 걸고 헌신하기 때문에 일반인의 도덕적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의식을 지녔다”고 비판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기구의 정보 공개와 감시가 더욱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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