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출범..자유한국당 누르고 '대안야당' 될 수 있을까

안효성 2018. 2.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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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정당인 바른미래당이 13일 출범한다. 통합에 반발한 국민의당 의원 17명이 민주평화당 혹은 무소속으로 이탈하는 등의 산고 끝의 통합이다. 하지만 “결혼식 만으로 행복한 생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말처럼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추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열어 통합신당 PI(정당이미지) 발표행사를 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①백의종군 안철수 역할 =바른미래당은 박주선ㆍ유승민 공동 대표 체제로 출범한다. 유 대표는 12일 바른정당 최고위 회의에서 “공동대표를 맡아 지방선거를 책임지고 치르겠다”며 “지방선거가 쉽지 않은 선거임을 잘 알고 있지만 독배를 마시겠다”고 밝혔다. 반면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대표의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안 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 거취는) 통합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유력한 선택지는 서울시장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다. 바른미래당이 조기에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돌아오는 방안도 거론된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안 대표보다 나은 후보를 구하지 못한다면 서울시장 출마가 1순위가 될 것”이라며 “후보로 뛰며 선대위원장을 동시에 맡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②화학적 결합 가능할까=통합은 이뤘지만 통합 후 과정도 첩첩산중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미 당의 정강정책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합리적 진보’를 , 바른정당은 ‘합리적 중도’라는 표현을 주장하면서다. 대북문제나 햇볕정책 등을 놓고도 갈등이 계속될 수도 있다. 지역위원장과 사무처 당직자 정리 문제도 관건이다. 국민의당이 지난 6~8일 지역위원장 공모를 한 것을 두고 바른정당에서는 통합 전 지분 키우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당분간은 사무처나 지역위원장이나 공동 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2일 양당 의원 간 첫 연석회의에서도 안철수·유승민 대표 모두 '양보'를 강조한 것도 이때문이다. 안 대표는 “서로 다르게 살아온 사람이기에 서로 이해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했고, 유 대표도 “신혼 때는 사이가 좋아야 하니 서로 입장을 잘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12일 국회 바른정당 국민의당 합동 연석회의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정운천 의원, 유승민, 안철수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의원, 오신환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③대안야당 전략 먹힐까=바른미래당은 1차 목표로 자유한국당을 겨누고 있다. 오신환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고, 야당 교체를 이뤄내는 대안야당이 돼 바른미래당이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선 목표를 정당 지지율을 묻는 지방의회 비례대표 투표에서 2등을 하겠다는 데 두는 의원들도 많다. 한국당을 완전히 누르면 지선 후 야권발 정계개편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선거 막판 보수층이 한국당으로 결집하는 등의 변수도 많다. 지난 대선 막판 때도 보수층 결집이 한국당 홍준표 후보로 이뤄지며 안 대표가 3위로 주저앉았다. 지속적으로 정부ㆍ여당과 각을 세워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안 대표는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는 야당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여당의 안중에서도 옳은 방향이면 2중대 소리를 듣더라도 적극 지원하고, 잘못된 방향이라면 더 좋은 대안 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등 민주평화당 지도부가 11일 오후 전북 전주 남부시장을 찾아 설 명절 장을 보며 홍어를 집어 들고 있다. [연합뉴스]
④호남 지역기반 탈환할까= 바른미래당은 영남(바른정당)과 호남(국민의당)에 기반을 둔 정당의 통합이라고 하지만, 통합 전부터 두 당은 지역기반이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통합 과정에서 호남 지역 의원 16명이 집단 탈당하는 내홍을 겪었다. 민평당에 합류한 박지원 의원 등이 “지역기반이 없는 정당은 살아남기 힘들다”며 바른미래당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바른미래당은 호남 지역 탈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당 지도부에도 광주에 지역구를 박주선 의원을 공동 대표로 선출하는 등 지역 안배를 했다. 하지만 민평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민평당은 지도부가 11~12일, 1박2일로 호남을 방문하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평당 측은 바른미래당을 ‘적폐연대’로 몰며 호남 민심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선 부의장은 “지역끼리 뭉치자고 탈당해서 역할 하는 분들은 안타깝다”며 “하루살이 노략질이 얼마 가겠냐. (민평당의) 선동과 충동에 의해서 일어나는 오해와 왜곡은 조속한 시일 내 진정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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