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술단 감격스러워"..16년만의 서울공연에 관객들 '엄지척'

최동현 기자,이원준 기자 2018. 2. 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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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공연 찾은 1500여 시민 한결같이 '찬사'
공연 막바지 무대 나선 현송월.."가장 인상 깊었다"
삼지연 관현악단 단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공연을 위해 국립극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2.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이원준 기자 = "최고였습니다. 잊지 못할 공연이었어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예술단)이 16년 만에 서울을 찾아 특별공연을 펼친 11일 공연을 코앞에서 즐긴 관객들은 한결같이 "공연이 세련됐다" "감격스럽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날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북한예술단이 펼치는 공연을 관람한 뒤 오후 8시40분쯤 극장을 빠져나온 관객들은 16년 만의 북한예술단 공연을 "감격스럽다, 잊지 못할 공연이었다"며 후한 평가를 내놨다.

이날 국립극장 북한예술단 특별공연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비롯한 관객 1550여명의 시선 속에서 펼쳐졌다.

남편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고 밝힌 이모씨(63·여)는 "북한 하면 떠오르는 80년대 북한식 가요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매우 세련된 공연이었다"며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즐겼다"고 말했다.

모녀가 나란히 극장을 찾기도 했다. 어머니와 함께 인터파크 응모로 관람 기회를 얻었다는 김단오씨(28·여)는 "공연이 너무 좋고 예뻤다"며 "돈 주고도 보지 못할 기억에 남는 공연"이라고 평했다.

특히 김씨는 "'J에게'나 '여정'과 같은 곡도 좋았지만 공연 마지막에 현송월 단장이 직접 나와 노래를 불렀는데 그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공연을 위해 국립극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2.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날 공연 내용은 지난 8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첫 번째 공연과 유사했다. 북한 예술단은 이번 공연에서 북한 노래 8곡, 남한 노래 13곡,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 25곡 등 40여 곡과 무용을 1시간 30분 동안에 속도감 있게 선보였다.

북한예술단의 남한 공연은 2002년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15년6개월 만이다. 남북이 함께 진행한 대규모 문화행사는 2006년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린 윤이상 기념음악회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예술단은 지난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첫 공연에 이어, 이날 두번째이자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으로 서울을 찾았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공연 관람을 마지막으로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북한으로 돌아간다. 귀환방식은 남측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전용기 '참매-2'호에 오를 예정이다.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을 마친 북한예술단도 방남 6일 만인 12일 오전 경의선 육로로 귀환한다. 지난 6일 만경봉-92호를 타고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입항한 북예술단이 경의선 육로를 택한 것은 만경봉호로 귀환하는 것보다 서울에서 바로 육로로 가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 공원 앞에서 열린 북한 규탄 집회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18.2.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편 이날 북한예술단의 서울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에도 국립극장 인근에 모인 보수단체와 진보단체는 각각 반북·친북 집회를 이어갔다.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1km 떨어진 동대입구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부자의 초상화를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다.

커다란 태극기를 손에 쥐고 국립극장을 찾은 한 보수단체 회원은 그를 제지하는 경찰에게 "내가 범죄자냐. 나를 왜 막아서느냐"고 호통을 치면서 "빨갱이를 잡으러 왔다"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경찰도 곧바로 대응, 종이와 초상화의 불을 끄고 이들이 가진 인공기를 압수했으며 과격한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제지에 나섰다.

진보단체도 보수단체와 불과 30m 떨어진 곳에서 북한예술단 공연과 평화를 환영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진보연대와 자주평화통일 실천연대 소속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동대입구역 5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 "뜨거운 동포애로 (예술단을) 환영해주세요" 등 구호를 연호했다.

동대입구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보수·진보단체의 시위는 이따금 서로에게 야유와 욕설을 보내거나, 태극기를 들고 국립극장으로 진입하려는 일부 보수단체 회원이 경찰의 제지를 당하는 돌발상황이 연출됐지만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계속해서 사진과 종이를 불에 태워 소화기를 준비했다"면서도 "충돌이 발생하거나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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