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결합한 바이오..뇌졸중 진단에 신약개발까지

신찬옥,김윤진 2018. 2. 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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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 AI가 핫이슈..AI와 의료 접목시도 벤처 급증
JLK 'AI가 뇌경색 유형 진단', 뷰노 '폐질환 등 진단SW개발', 신테카바이오 '신약개발 지원'
병원·제약사와의 협업 통한 데이터 축적해야 경쟁력 커져..SW업데이트·관리로 이윤창출

제2회 MK 바이오골드클럽 IR포럼 & 멘토링

9일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2회 MK바이오골드클럽 멘토링&IR포럼에서 신테카바이오의 양현진 박사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개발 지원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인공지능(AI)은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9일 매경미디어그룹 본사에서 열린 제2회 MK바이오골드클럽 멘토링&IR포럼은 'AI가 바꾸는 바이오헬스케어'를 주제로 정했다. AI는 영상자료를 판독해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적극 개발되고 있으며 최근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맞춤치료 등으로까지 영역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이번 멘토링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진단보조 서비스를 개발한 뷰노와 JLK인스펙션, AI로 신약후보물질을 탐색하는 신테카바이오가 IR(회사 소개) 무대에 올랐다. 멘토들은 "최근 1~2년 새 AI를 접목한 회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바이오헬스케어 창업 중 핫한 분야 중 하나가 AI"라고 강조했다.

IR에 나선 JLK인스펙션은 원래 디스플레이에 미세한 균열(crack·크랙)이 있는지를 검사하는 장비를 만드는 회사였다. JLK인스펙션의 김동민 연구소장(최고기술책임자)은 미세 균열을 찾는 데 사용했던 영상처리기법과 머신러닝 시스템을 의료 쪽으로 활용해 AI 기반의 의료영상 분석 의료기기를 개발했다"며 "작년 4월 뇌경색 진단 보조 AI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는데 현재 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AI 기반 시스템이 의료기기로 인증받은 사례가 없는데 JLK인스펙션은 3등급 AI 의료기기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 두 가지로 나뉜다. JLK인스펙션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뇌경색 진단 보조 시스템 'JLK01K'를 개발했고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해 뇌출혈을 진단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박 소장은 "JLK01K는 대동맥이 경화했는지, 심혈관이나 심장이 막힌 건지, 색전증인지, 복합적인 요소가 있는지 등 뇌경색 유형이 무엇인지 분류해주는 AI"라며 "확률적으로 어떤 유형의 뇌경색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전문의가 이를 참고해 최종 진단을 내리도록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뷰노는 '뷰노 메드' 브랜드로 폐질환 등 다양한 AI 기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김형준 뷰노 전략이사(공동창업자)는 "효율적인 AI 프로그램을 제공해 의사 1명당 환자 진료 시간을 줄이고 실수를 예방하는 등 전체적인 의료 품질을 향상시키는 게 AI 기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개발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병원들과 협업하면서 약 100명의 전문의가 뷰노 클라우드를 이용해 데이터를 레이블링(Labeling·병변 위치와 종류 등을 표기한 것)해주고 있다"며 "현재 20만건 이상의 데이터가 쌓였고 임상시험위원회(IRB)를 통과해 연구 목적으로 직간접적으로 사용 가능한 데이터도 100만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축적된 정보를 AI가 학습하고 이를 통해 진단 보조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과 임상을 진행한 AI 기반 뼈나이 진단 서비스는 이르면 3월께 식약처 허가를 받아 출시할 예정이다.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이었던 신테카바이오는 AI로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유전체 분석 기술로 질병과 관련 있는 바이오마커(특정 유전자)를 찾고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한편 신약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는 게 신테카바이오 측 주장이다. 양현진 신테카바이오 박사는 "신테카바이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슈퍼컴퓨터로 유전체를 분석하는 회사"라며 우리가 개발한 딥러닝 모델 'CDR스캔'은 환자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 약물을 추천하거나 의약품 구조 정보를 분석해 어떤 암치료에 적합할지 등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3개 벤처의 IR 후 멘토단으로 참여한 우리나라 신약 개발 산증인이자 1세대 창업자인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은 "신테카바이오 시스템이 내놓은 가상실험 결과는 검증이 중요하고 특히 치료 타깃을 찾는 툴이 있어야 하는데 대다수 회사들이 이 같은 툴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다국적 제약사가 실패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극히 제한적인데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해야 하고, 좋은 협업 파트너를 많이 만들어야 원하는 회사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전략을 추천했다. 조 회장은 "CT나 MRI 회사에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서비스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 우리가 신약 발굴 소프트웨어에 쓴 돈이 약 60만달러인데 1년에 관리 비용이 5만달러나 된다"며 "뷰노와 JLK인스펙션 같은 진단 회사는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에 공짜로 적용할 수 있도록 주고, 매년 업데이트·관리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AI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거의 엇비슷하다. 똑같은 데이터를 썼을 때 우리 회사 알고리즘의 강점을 증명하려면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면 돈과 시간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필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앞으로 의료 시장은 인구수만큼의 시장으로 세분화할 것"이라며 "이를 커버하려면 AI가 결합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AI와 의료의 접목은 큰 흐름인 것은 확실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신 본부장은 "환자 중심 개별 시장이 되려면 데이터를 얼마나 잘 접목하는지가 관건인데 이런 점에서 병원과의 협력이 향후 우리나라 AI의료산업 승자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AI로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타깃을 명확하게 잡고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이상헌 고대 안암병원 교수는 "단순하지만 챙겨야 할 데이터가 너무 많아 의사들이 시간을 많이 써야 하는 분야에 AI를 접목해 의사들이 기본적으로 써야 하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찬옥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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