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Notch]55 아마존발 물류 혁명 시작되나?.. "아마존 택배 사업 진출"
‘아마존이 우리의 모든 삶을 지배하는 날이 오는 것이 아닐까?’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래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유통 기업인 ‘아마존 제국’의 영토 확장이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2월 9일(미국 현지시각) 아마존이 올해부터 택배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택배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페덱스와 UPS 주가가 폭락하는 등 물류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한 무인상점, 드론 배달 등 유통·물류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아마존의 물류 산업 진출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우편 배달 시스템까지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물류 산업도 아마존발 ‘파괴적 혁신(disruption)’의 격랑 속으로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아마존 택배 (SWA)’ 곧 시작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9일 “아마존이 몇 주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제3자 화물이나 수하물의 배송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은 우선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들에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다른 모든 사업자들을 상대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익명의 아마존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아마존이 ‘아마존 배달(Shipping with Amazon)’로 명명된 배달 서비스를 곧 로스엔젤레스부터 시작하고, 올해 안으로 미국의 다른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 페덱스 등 물류 기업 주가 폭락··· UPS, “올해 70억달러 투자”
아마존의 물류 산업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페덱스와 UPS 주가는 9일 주식시장 개장 전 거래에서 각각 4.7%, 5.8% 하락했다.
아마존은 UPS 매출의 10%, 페덱스 매출의 4%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마존의 주가는 0.9% 올랐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64% 상승하며 시가 총액이 1조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페덱스와 UPS는 아마존의 물류 산업 진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UPS가 올해 70억달러를 들여 배송 네트워크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물류 기업들도 오래 전부터 아마존의 물류 사업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아마존 물류 비용 10% 절감”
아마존의 택배 등 물류 산업 진출은 사실 시간 문제로 여겨졌다. 기존 유통 사업과의 시너지, 예상 수익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매년 UPS, 페덱스에 배송 비용으로 200억달러를 지불하는 아마존이 직접 배송 사업을 할 경우 배송비를 10% 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UPS의 2016년 매출이 510억달러에 달하는 등 아마존이 거대한 물류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소비자가 아마존을 통해 구입한 상품의 배달 시간을 절약하고 배달의 신뢰성을 높이는 이점도 크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연말 성수기에 UPS를 통한 배송이 일주일 이상씩 늦어지면서 고객들에게 공개 사과한 이후 자체 배송 서비스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물류 사업 진출이 곧 글로벌 유통 기업들의 사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헬렌 베커 코웬 앤 코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물류 시설과 비행기, 트럭이 연결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100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막대한 시설, 노하우를 갖춘 글로벌 물류 기업들이 아마존의 도전으로 바로 빈사 상태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등 아마존이 보유한 최신 테크놀로지와 아마존의 막대한 물류 시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 일반 택배 서비스 분야에서도 엄청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 “모든 상품은 아마존으로 통한다?”
최근 아마존은 인공지능, 빅 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드론 등 4차 산업을 주도하는 기술의 선두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5년 출시된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시리즈는 폭발적으로 팔려 나가면서 3년 만에 인공지능 생태계의 허브 자리를 차지했고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돌리고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마존이 최근 선보인 무인상점 ‘아마존 고(Amazon Go)’는 “몇 년 안에 우리가 물건을 사고 소비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진정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더 버지)란 찬사와 함께 유통 혁명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 등과 함께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면서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물론, 디즈니 등 할리우드 영화사, AT&T 등 거대 통신사들의 대형 M&A(기업 인수·합병)을 촉발하고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가 세운 블루오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만든 스페이스X와 재활용 로켓 기술, 로켓 크기 경쟁을 벌이면서 민간인이 주도하는 우주 개발 시대를 열고 있다.
자칫하면 가까운 미래에 인류가 소비하는 모든 상품이 아마존을 통하게 될 지 모른다는 전망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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