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WP "한국은 전세계서 가장 성공한 '금메달 국가'"

국기연 2018. 2. 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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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 올림픽선수촌 미디어투어가 열린 지난 6일 오후 강릉올림픽선수촌에서 이탈리아 여자 쇼트트랙 대표선수들이 오륜기 앞에서 점프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남정탁 기자
평창 동계 올림픽을 주최하는 한국은 전 세계의 모든 국가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금메달 국가라고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이 주장했다. CNN에서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의 GP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워싱턴 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자카리아는 8일(현지시간) WP에 게재한 ‘한국에 금메달을 주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 현대사에서 한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국가이고, 성공적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한 국가라는 게 그의 평가이다.

루처 샤르마 (Ruchir Sharma)는 2012년에 출간한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스’(Breakout Nations)라는 저서에서 최근 50년 동안 매년 평균 5%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연속으로 달성한 단 2개의 국가가 한국과 대만이라고 지적했다. 샤르마는 이 두 나라 중에서 한국이 그려온 궤도가 대만보다 더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경제는 저비용 제조업과 조립 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한국은 후기 산업 경제 체제에 신속하게 진출해 소비 가전제품, 바이오테크, 로봇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한국은 또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 국가로 텔레비전 쇼와 음악을 동아시아에 공급하고 있다고 그가 지적했다. 샤르마는 이런 이유로 기존의 틀을 깨고 나온 국가 ‘브레이크아웃’ 국가 중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받아야 한다고 평가했다고 자카리아가 전했다.

자카리아는 한국의 출발점을 되돌아보면 한국의 성공이 더욱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반세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의 하나였고, 누구도 한국이 경제 기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1960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58달러로 가나보다 낮았다. 그러나 이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7000달러로 가나의 20배로 뛰었다.

한국은 천연자원도 없고,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곳에 있지도 않으며 한국 전쟁으로 인프라 시설과 인력을 상실했다고 자카리아가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며 한국 전쟁 당시에는 중국과 옛소련이 북한을 지원했었다고 그가 강조했다.

한국은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 변혁에도 성공했다고 자카리아가 주장했다. 독재에 시달리던 한국이 1980년대에 들어 자유 민주주의를 실현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특히 진정한 정치적 역량 측면에서 일본을 압도한다고 그가 평가했다. 일본은 사실상 ‘1당 민주주의 체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최근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재벌의 오너에게 직접 책임을 물었고, 이는 서구의 확립된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자카리아가 설명했다.

자카리아는 한국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따져볼 때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성공 요인은 단순히 한국인이 우수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그가 지적했다. 민족적으로 차이가 없는 북한은 가장 실패한 국가이고, 폭압적인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이 성공한 요인으로 올바른 정책과 교육 및 인프라 투자, 시장과 교역 지원 등을 꼽았다.

자카리아는 여기에 덧붙여 한국이 성공하기까지 미국의 지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한국이 생겨날 때부터 한국을 보호하고, 지원했으며 한국 전쟁 당시에는 지구의 반쪽을 돌아 한국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 이후에도 지난 60년 이상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한 미군을 파견해 한국을 지원했다고 그가 강조했다. 한국의 싱크탱크 계산에 따르면 1946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한 경제 지원액이 600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이 기간에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 대한 지원액보다 많았다.

자카리아는 “미국의 여·야가 현재 미국이 외국에 관여하는데 피로감을 느끼고, 외국에 미군을 주둔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하면서 해외 원조가 돈 낭비가 아니라는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앞으로 2주 동안 평창에서 열리는 찬란한 게임을 보게 될 것이고, 한국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라며 “이때 한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가 도왔다는 사실에 작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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