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우주선의 스윙바이, 공짜 아닙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주선이 행성(별)의 중력 등 에너지를 이용해 가속하는 방법을 '스윙바이(swingby)'라고 합니다.
스윙바이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지구를 벗어난 우주선이 목성, 토성, 천왕성 등 먼 곳에 있는 행성까지 한번에 갈 수 없어서입니다.
우주선의 스윙바이는 이처럼 행성의 에너지를 훔치는 행위입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우주선이 행성(별)의 중력 등 에너지를 이용해 가속하는 방법을 '스윙바이(swingby)'라고 합니다. 중력도움(gravity assist), 플라이바이(flyby)라고도 부릅니다.
우주선이 공전하는 행성의 뒤를 따라가다 행성의 중력과 자전 등에 스스로 말려들어 그 에너지를 역이용해 새총처럼 튕겨 나간다고 해서 새총쏘기(슬링숏), 우주의 당구치기라고도 불립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아마겟돈' 등에서도 무수히 언급됩니다.
스윙바이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지구를 벗어난 우주선이 목성, 토성, 천왕성 등 먼 곳에 있는 행성까지 한번에 갈 수 없어서입니다. 초대형 로켓이나 연료 등을 탑재한 거대한 우주선을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달이나 화성 정도는 한번에 도달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은 스윙바이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과학자들은 스윙바이의 원리를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근거를 두고 설명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을 휘어진 시공간으로 판단합니다. 질량이 큰 물체가 시공간을 휘게 만들면서 중력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행성 같이 질량이 큰 물체가 텅빈 공간에 있으면 그 행성 아래로 움푹 파이면서 중력(에너지)이 발생해 외부 물체를 끌어 당깁니다. 메트리스 위에 커다란 볼링공을 떨어뜨리고 그 옆으로 당구공을 빠른 속도로 굴리면 당구공이 볼링공이 만든 경사면으로 빠져 들었다가 다시 빠져나오는 과정과 같은 원리입니다(아래 그림 참조).
더 쉽게 설명하면, 제자리에서 손을 뻗어 돌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 달려와 내 손을 잡고 다시 던지듯 놓아달라고 할 때 그 사람이 떠나는 속도는 더 빨라 집니다. 이 때 나도 돌고 있는 힘에서 약간의 힘을 그 사람에게 빼앗깁니다.
우주선의 스윙바이는 이처럼 행성의 에너지를 훔치는 행위입니다. 다만, 그 훔친 에너지가 적어 행성의 자전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입니다.
1989년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목성탐사선 '갈릴레오'의 경우 목성까지 날아갈 힘을 얻기 위해 금성으로부터 1번(2km/s), 지구로부터 2번(5.2km/s와 3.7km/s)의 속도를 각각 스윙바이합니다. 정확히는 세 번에 걸쳐 무려 11.1km/s의 속도를 금성과 지구로부터 훔친 겁니다.
갈릴레오가 지구로부터 훔친 속도의 합은 8.9km/s입니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이는 지구의 이동 속도를 1억년 동안 1.2㎝ 정도 늦춘 것이라고 합니다. 지구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힘입니다. 그러나 우주선의 초대형화 된다면 스윙바이도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지 않을까요. 스윙바이로 빼앗는 에너지로 인해 지구든, 다른 행성이든 속도를 잃거나 궤도가 바뀔 가능성도 생기게 되니까요.
당시 갈릴레오를 목성으로 보내기 위해 붙여진 작전명이 'VEEGA(Venus, Earth, Earth Gravity Assist)' 입니다. 그 덕분에 갈릴레오는 6년 만에 목성에 도착해 목성의 대기권과 목성의 네 위성인 에우로파, 칼리스토, 이오, 가니메데를 탐사하는 등 멋지게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리고 2003년, 갈릴레오는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에우로파를 탐사하는 중 위성과의 충돌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만약 충돌할 경우 아름다운 에우로파가 지구에서 온 자신이 누출한 방사능과 지구 세균 때문에 오염될 수 있다고 판단, 그 해 9월21일 14년간 46억㎞에 이르는 항해를 마치고 스스로 목성과 충돌해 아름다운 최후를 맞이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수현, 최대한 편집하기로 결정"…논란에 고개 숙인 굿데이 - 아시아경제
- 배우 이시영, 결혼 8년만 파경 "합의 이혼 절차" - 아시아경제
- "4살부터 고시라니…이러니 애 안 낳지" 외신도 경악한 '영유아 사교육' - 아시아경제
- 안세영 또 새 역사…韓선수 최초 '최고 권위' 전영오픈 단식 2회 우승 - 아시아경제
- 한달 초과근무만 113시간…尹 탄핵선고 지연에 경찰들 '완전 녹초' - 아시아경제
- 박지원 "尹을 각하로 부르자?…상감마마·전하 소리 안 나온 게 다행" - 아시아경제
- 중국서 낳고 한국서 자랐다…콩나물 원산지, 법원 판단은? - 아시아경제
- 1160억 재산 해크먼 유언장엔 아내 이름만…세 자녀 상속 어떻게? - 아시아경제
- "다 계획이 있었다?" 홈플 유동화증권 발행, 작년 말부터 급증 - 아시아경제
- [단독]'업무과중' 경찰관 죽음에도…1인당 담당사건 늘어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