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를 보낸 경비원을 울게 한 입주민의 편지

정은혜 입력 2018. 2. 8. 22:16 수정 2018. 2. 9. 15: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따뜻한 편지를 읽고서 눈시울을 붉힌 일화가 소개됐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시 종로구 무악동에 위치한 아파트 입주민 A씨가 경비원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가 다른 입주민 B씨가 경비원에게 쓴 편지를 우연히 보게 됐다. A씨는 이 편지를 온라인 상에 공개했다.

편지를 쓴 B씨는 이 아파트의 감사업무를 맡고 있는 입주민이었다. B씨는 편지를 받는 경비원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장문의 글을 이어갔다.

B씨는 "이어지는 한파에 현장에서 업무를 보시느라 노고가 크시다"며 "설을 맞이해 인사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B씨의 편지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아파트 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경비원들에 대한 감사와 위로, 입주민으로써 앞으로 경비 업무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김성태 기자.
B씨는 "이런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입주민을 위해 애써주시는 선배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직접 인사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이제야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낸 것이 없어 마음이 괴롭고 힘들었지만, 감사 일을 하면서 경비 및 관리업무 종사자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마음 쓰는 입주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가정사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경비원 처우 개선에 대해 늘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며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비 업무 중의 어려운 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지속적으로 상의 중"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정도를 찾아내도록 노력하겠다. 바른 길을 제대로 찾아두면 이후 누구라도 그 길을 쉽게 막아 서지 못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A씨는 B씨의 편지를 공개하면서 "평소 인사하고 지내는 경비원께 인사드리러 갔는데 눈시울이 빨갛게 표정이 안 좋더라"며 "정말 속상한 일이 있으셨나 싶었는데 품에서 편지 하나를 꺼내 보여주셨다"고 편지를 소개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A씨는 "순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사소한 것 같은데 그동안 이 정도 인사에 눈물을 보이실 만큼 소외되어 있으셨던가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