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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쌀수록 잘 팔린다”…세계 경기 회복세에 베블런 효과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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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쌀수록 잘 팔린다”…세계 경기 회복세에 베블런 효과 뚜렷

입력
2018.02.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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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방 브랜드 회사 LVMH

중국 고가 술 판매 회사 매출 폭증

루이비통 지방시 펜디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LVMH의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VMH 홈페이지
루이비통 지방시 펜디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LVMH의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VMH 홈페이지

루이비통, 펜디, 지방시 등 소위 ‘명품 브랜드’를 대거 보유한 기업 LVMH의 지난해 매출은 426억유로(약 57조18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83억유로(11조1,526억원)로 전년에 견줘 18%나 늘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우리의 뛰어난 실적은 경기회복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가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최근 뚜렷해지고 있다고 KB증권이 7일 분석했다. 베블런 효과란 미국 사회학자 토스타인 베블런(1857~1929)이 부유층 분석을 통해 주창한 개념으로, 과시욕이나 허영심 때문에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KB증권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모습을 감췄던 베블런 효과가 최근 사치재 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LVMH의 폭발적인 매출 증가가 대표적이다. 세계 70개국에서 4,374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LVMH는 주류와 의류, 고가 시계와 보석 등에서 골고루 판매량을 늘려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전통술인 바이주(白酒)를 고가에 판매하는 중국 주류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 또한 베블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출고가격을 18%나 올렸는데도 수요가 늘면서 매출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 LVMH와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는 지난해에만 각각 37.8%와 108.7% 뛰어올랐고 지금까지 최고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사치재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들의 수익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증권자투자신탁 등 관련 펀드의 최근 1년 간 수익률(2일 기준)은 각각 38.5%와 31.4%에 달한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가성비를 중시한 소비 트랜드가 이어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중저가 의류 기업 ‘H&M’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4% 감소한 26억달러(2조8,230억원)에 그치며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스웨덴 증시에서 1년 전 주당 240크로나(3만2,760원)를 넘겼던 주가는 5일 현재 137크로나로 폭락한 상태다.

과감한 소비가 합리적 소비를 대체하는 베블런 효과 확산의 배경에는 북미ㆍ유럽 등 전통적으로 명품 수요가 많은 지역의 경기가 회복된 데다, 아시아 국가의 고도 성장이 이어지면서 구매력을 갖춘 소비층이 두터워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베블런 효과는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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