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마트 정부' 전제는 신뢰와 공감

기자 2018. 2. 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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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시작되기 전 1999년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시자 빌 게이츠는 '생각의 속도(Speed of Thought)'라는 책을 통해 21세기의 인터넷 혁명이 가져올 비즈니스 혁명을 명쾌하고 쉽게 설명해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로부터 근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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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환 한국정책학회장 인하대 교수

21세기가 시작되기 전 1999년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시자 빌 게이츠는 ‘생각의 속도(Speed of Thought)’라는 책을 통해 21세기의 인터넷 혁명이 가져올 비즈니스 혁명을 명쾌하고 쉽게 설명해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로부터 근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변화의 양상이 20여 년 전 빌 게이츠가 예견했던 21세기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는 정보의 흐름이 생명줄이며 사실에 입각한 경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종이 없는 사무실, 전자상거래, 고객 맞춤형 서비스, 수치 정보의 중요성, 전략적 정보관리, 모험정신, 디지털 학습공동체, 융합적 사고와 통합 플랫폼, 국민을 위한 정부를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물인터넷(IoT)의 출현, 데이터 처리와 모바일의 비약적인 발전과 인공지능(AI)의 등장 등 기술의 진보가 있을 뿐이다. 더 촘촘히 연결되고 순식간에 처리되는 고도의 지능성이 강조되는 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보다는 초연결사회, 스마트사회, 디지털사회, 지능정보사회로 명명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는 어느 순간엔가 4차 산업혁명의 덫에 걸려 스스로 현재와 미래를 혼란에 빠뜨리고 정보화사회 이전의 이념적 대립 반복, 중앙과 지방, 정부와 정부, 도시와 도시 간 불필요한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다. 모두 국민과 시민이 주인이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외치지만, 사실은 쏠려 있던 권력과 돈을 나눠 가지기 위한 권력투쟁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혼란의 본질이다. 분명 쏠려 있는 것을 나누는 일은 누구나 공감하는 시대적 요청이다. 하지만 권력의 분산을 넘어선 근본적인 시대적 성찰과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왜 아직도 이러한 산업사회와 관료주의 시대의 병폐가 반복되고 있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이는 이른바 적폐청산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권위주의와 폐쇄성, 그리고 배타성이 근본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공감대의 형성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매번 소통은 있으나 공감 없는 정책과 사후 약방문식 전시행정이 반복되고 있다.

스마트사회 또는 고도의 지능정보사회로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미래사회를 계획하고 부처별 사업과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가칭 ‘스마트사회추진위원회’와 전문 지원기관이 필요하다. 스마트정부, 스마트시티, 스마트공동체, 4차 산업혁명 등은 연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지방분권화 시대에 맞게 지역발전과 균형발전을 고려해 지방분권을 대표하는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 기존의 중앙 주도형 추진 방식은 피해야 할 것이다.

빌 게이츠가 생각의 속도를 얘기할 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기술의 진보 외에 그보다 더 중요한 ‘공감의 속도(Speed of Consensus)’가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이 순식간에 전달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누가 먼저 시민과 개인의 마음을 얻어 신뢰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더 빠르고, 정확하고, 예측 가능하고, 소통 가능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손을 들어줄 게 분명하다. 그것이 국회든, 정부든, 청와대든, 느려 터지고 뒷북치는 정책과 자기네 밥그릇 싸움 하는 모습을 반복한다면 20·30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전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빛의 속도로, 시의적절한, 국민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따뜻한 감성적 지능을 지닌 ‘공감의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스마트정부’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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