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때문에 체면 구기는 아베, '믿는 구석'에서 '폭탄'으로
사학재단 헐값 부지 구매 아키에 관여 의혹
"나도 진실 알고 싶다"발언도 오히려 화 불러
TV 뉴스쇼 "부인 근신시킨다는 총리는 처음"
과거엔 '아베보다 인간적'평가 받던 아키에
과거 선술집 개업 등 자유분방한 스타일
그는 한때 '아베의 믿는 구석'에서 이제 '아베의 폭탄'으로 전락했다. 한때 아베 총리보다 더 인기가 높았던 아키에 여사,하지만 최근엔 아베 총리가 아키에 여사때문에 연일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6년 6월 사립학교 재단인 모리토모 학원이 초등학교 부지로 국유지를 감정가(9억3400만엔)의 14%(1억3400만엔)에 해당하는 헐값에 사들인 과정에 아베 총리 부부가 관여했다는 의혹때문이다.
해당 초등학교의 명예교장까지 맡았던 아키에 여사의 개입 정황을 야당 의원들이 최근 다시 집요하게 캐내면서 이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일본 정가의 뇌관으로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일 후쿠오카 현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키에 여사가 했다는 발언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아키에 여사는 “난 진실을 알고 싶다. 난 전혀 관여안했다”고 말했는데,야당 의원들은 “집에서 근신해도 모자랄 판에 왜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이상한 이야기를 쏟아내느냐”,“아키에 여사보다 더 진실을 알고 싶은 건 일본 국민”이라고 추궁했다.
남편(64)보다 8살 연하인 아키에 여사(56)는 그동안 아베 총리의 보수적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과거 한국어 공부에 몰두했던 한류팬으로 한국과의 관계가 늘 서먹했던 남편을 대신해 양국 공동 행사 등에도 자주 얼굴을 내비쳤다. 아베 정권의 에너지정책 방향과 달리 ‘탈원전’을 주장하는 등 가정내 야당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총리 부인으로서는 자유분방하고 다소 엉뚱한 스타일이다. 제2차 아베내각이 출범(2012년 12월)하기 직전인 2012년 10월 도쿄의 금융가인 간다(神田) 골목길에 ‘우즈(UZU)’란 이름의 선술집을 개업하기도 했다. 남편인 아베 총리가 이를 말렸지만 아키에는 결국 가게 문을 열었다. 당시 주간지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듯한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아베 총리와 다른 인간적인 면모로 주목받았던 아키에였지만 사학재단 관련 스캔들이 거세지면서 이미지 추락을 면치 못하게 됐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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