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교 학생부에 수상경력·자율동아리 활동 기재 못한다

김재현 기자 2018. 2. 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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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검토 중
기재항목 7~8개로 축소..소논문도 제외할 듯
뉴스1 DB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내년부터 현재 10개인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항목이 7~8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외되는 항목 가운데 그동안 핵심사항으로 꼽혔던 교내 수상경력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다른 주요항목인 창의적체험활동(자율, 동아리, 봉사활동, 진로)에는 자율동아리 활동내용이나 소논문(R&E) 등도 아예 기재하지 않거나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부 기재내용을 학교 내 정규 교육과정 교육활동 중심으로 개선하고 학생·학부모·교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항목의 축소를 골자로 하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적용대상은 오는 2022학년도 대입을 치르고 내년에 고교에 진학하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이다.

'금수저·깜깜이 전형'으로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의 폐단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 등 교과활동과 동아리·봉사활동·독서 등 비교과 활동이 두루 반영해 학생을 선발하는 대입 수시전형이다.

이번 방안은 부모의 지원 정도나 학교의 의지 여부에 따라 학생 간 스펙(학생부 이력) 격차가 벌어지거나 불필요한 구분을 둔 학생부 기재항목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학생부 기재항목은 현재 10가지다. 세부적으로 보면 Δ인적사항 Δ학적사항 Δ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Δ수상경력 Δ진로희망사항 Δ교과학습발달상황 Δ독서활동상황 Δ출결상황 Δ창의적체험활동상황 Δ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폐지 대상으로 거론되는 게 수상경력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3~2017년 서울대 수시 입학생 가운데 평균 교내상 수는 2013년 19개, 2014년 20개, 2015년 23개, 2016년 27개, 2017년 27개 등으로 해마다 늘었다. 또 2017년 서울대 입학생 가운데 고교 3년 동안 교내상을 무려 120개나 받은 학생도 있었다. 이 때문에 '특정 학생 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상경력 항목 폐지 여부에 대해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적사항은 인적사항과 통합하고 진로희망사항은 창의적체험활동 내 진로활동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교육 유발요소가 있는 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는 것도 규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창의적체험활동상황에서 소논문 작성활동과 자율동아리 활동내용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상당수 학생들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주제를 토대로 소논문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사교육이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교수, 의사 등 전문직 부모나 친인척을 둔 학생들은 이들의 도움으로 소논문을 쓰기도 해 '금수저 항목'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학교에서 조직한 정규 동아리와 달리 학생들 스스로 꾸리는 동아리인 자율동아리도 마찬가지다. 자율동아리를 조직하거나 활동을 할 때 사교육의 도움을 받거나 컨설팅을 받은 부모들이 아예 대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병욱 의원이 2016년 고교별 자율동아리 운영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율동아리가 전혀 없는 학교(169개교)와 반대로 200개 이상의 자율동아리를 운영하는 학교(12개) 등 고교에 따라 불균형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교육부는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항목을 현재 최대 1000자에서 500자로 줄이고, 창의적체험활동 최대 글자 수도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부 기록과 연관이 있으며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에 필요한 핵심서류들도 폐지하거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큰 자기소개서나 내용이 비슷비슷해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교사추천서를 없애거나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은 이르면 다음 달쯤 발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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