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2월' 비트코인 730만원까지 폭락.."바닥이 안보인다"(종합2보)
비트코인 728만원…'검은금요일' 이후에도 30% 폭락
밤새 폭락한 美 증시 및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 끼쳐
신규 투자 유입 미미… 기존 투자자 이탈도 가속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민우 기자]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전일 고가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730만원까지 급락했다. 밤새 폭락한 뉴욕 증시의 그림자가 가상통화 시장에 폭탄을 던지면서 '공포의 2월'에 투자자들이 떨고 있다.
◆美 증시 급락한 날 코인 시장도 폭락= 6일 오전 10시30분 기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728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자정께 840만원에서 하룻밤새 11% 가량 하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750만원을 돌파하던 지난해 11월1일 당일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 시세도 급락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수준 거래소로 알려진 홍콩 비트피넥스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6900달러를 가리키며 7000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미국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급락하는 가운데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증시와 코인 시장의 자금이 이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새벽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 주요 지수들이 전날 장 대비 모두 3.7~4.6%가량 하락했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패닉셀(투매)'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대 4차례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채권 금리 상승 기대로 증시 및 코인 시장의 투자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가상통화인 이더리움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75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 고가(94만원) 대비 약 20% 떨어졌다. 시가총액 3위인 리플도 마찬가지로 20% 하락한 742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실명제에 새내기 코인러 유입 뚝=국내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실시된 거래 실명제 이후 시장에서 기대하던 신규 자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가 도입된 지 1주일이 다 됐지만 실명 전환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통화 거래계좌 실명제 전환을 하고 있는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세 곳에서 대상 계좌 수는 174만5000개다. 이중 지난 4일까지 14만3000개만 실명 확인을 거쳤다는 것이다. 160만개의 계좌는 여전히 실명확인을 하지 않고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명 확인을 하지 않으면 기존에 입금한 자금으로 거래를 하거나 출금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신규로 돈을 입금할 수는 없다. 실명 전환을 서두르지 않는 투자자들은 현재 가상통화 거래에 돈을 더 투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실명제 이후 가상계좌를 받지 못한 중소 거래소가 결국 거래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도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6일 코인피아는 예고한대로 거래를 중단했다. 거래 실명제 실시 후 신규 계좌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은행이 없어 더 이상 거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실명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다. 상위 거래소 4곳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는 입금이 막혔거나 법인계좌로 입금하는 편법을 써야 한다. 금융당국은 실명확인 신규 계좌 발급을 막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은행들은 기존 4개 거래소 외 발급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잇따른 악재에 이어 신규 자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기존 코인러들도 이탈 가속=기존 투자자들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6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가 지난해 10월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14주간 한국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가상통화 관련 앱 사용지표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상통화 거래, 시세조회, 게시판 등 관련 주요 앱들의 중복을 제거한 주간 순 사용자 수는 지난해 10월30일 14만명에 불과했으나 1월 3주차에 200만명까지 폭증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 지난 4일 기준 186만명을 기록했다. 앱 사용 주요 지표인 총 사용시간과 총 실행횟수 역시 비트코인의 가격이 정점이던 1월 첫주 당시 가장 높았지만 이후 4주 재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17일은 중국이 P2P거래(개인간거래)를 막으며 전 세계적으로 폭락이 발생했던 시기다.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일주일 전인 10일의 24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91만원(업비트 기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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