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스타 얀 블루먼, 운동선수 최초로 가상화폐 후원계약

캐나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테드 얀 블루먼이 지난해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5,000m 레이스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ISU 홈페이지 캡처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캐나다의 정상급 스케이터가 운동선수 최초로 가상화폐 후원계약을 맺었다.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포스트(NP) 등은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테드 얀 블루먼(32)이 지난달 31일 미국의 가상현실(VR) 관련기업 CEEK VR과 사회관계망 회사인 ONG소셜과 1년짜리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보도했다.

계약에 따라 블루먼은 후원금 대부분을 각 기업이 발행하는 가상화폐로 지급받는다. 그는 “가치등락이 크고 빠른 가상화폐는 이 계약을 재미있게 하는 요소”라면서 “내가 선전해 두 기업을 더 노출시키면 그 성과가 나에게도 돌아올 것”이라고 NP에 말했다. 정확한 계약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최소한의 금액을 법정통화로 받았기 때문에 빈털터리가 될 걱정은 없다”고 블루먼은 덧붙였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2014년 캐나다 국적을 취득한 블루먼은 최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5,000m 레이스를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고, 1만m 세계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블루먼이 이번 올림픽에서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32)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 그의 유니폼에 로고를 새길 후원 기업들은 큰 홍보효과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블루먼의 이색 계약이 대박으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불안정한 가상화폐 특성상 언제 가치가 급락해 휴지조각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 대표적 가상화폐로 꼽히는 비트코인도 2일 시세가 지난달 6일(2,532만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연일 붕괴를 거듭하고 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