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거운 뮤지컬 배우', 전미도 "닥터 지바고 라라 몰입"

이재훈 2018. 2. 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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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현재 최고의 여자 뮤지컬 배우를 뽑을 때, 상당수는 전미도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 국내 최대 뮤지컬 시상식인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2년 연속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드문 상황의 주인공이다.

【서울=뉴시스】 전미도, 뮤지컬 '닥터 지바고' 라라. 2018.02.05.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러빗 부인과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규모와 장르 역할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따낸 상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상을 받은 이후 첫 작품인 뮤지컬 '닥터 지바고'(프로듀서 신춘수·연출 매튜 가디너)의 라라 역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닥터지바고'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12년 국내 초연에서도 전미도는 라라 역을 맡았다.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를 살아간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유리 지바고의 뮤즈이자 그와 안타까운 사랑을 나누는 역이다.

2006년 데뷔 이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원스', 연극 '갈매기' '비(Bea)' 등에 출연하며 빈틈을 보여온 적이 없는 배우인 만큼 유리를 비롯해 세 남자의 사랑을 받는 라라 역은 그녀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초연에서는 뮤지컬스타 조승우, 홍광호와 호흡을 맞췄다. 6년 만인 오는 27일부터 5월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재공연하는 이번 무대에서는 또 다른 뮤지컬스타 류정한, 박은태와 연기한다.

작품 속 배경처럼 눈이 펑펑 내리던 날에 그녀를 '닥터지바고' 연습실이 위치한 서초동에서 만났다. 통유리 창문을 가진 연습실 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며 라라 역에 몰입했다가, 막 빠져 나온 참이었다.

Q. 뮤지컬 '닥터지바고'에 다시 출연하게 된 소감은? 완성도 면에서는 호불호가 나눠졌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감성적인 음악에 대해서는 호평이 따랐던 작품이다.

A. "6년 전 배우들이 너무 좋아했던 작품이다.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나누기도 했지만 다들 애정이 컸다. 기대만큼 아쉬웠던 부분도 많았다. 연출님이 새로 오시고 대표(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님도 회심의 역작이라고 의욕을 내시면서 작품을 재정비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작품이 될 거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닥터 지바고' 2012년 무대. 2018.02.05.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Q. 러시아 소설이 원작이다.

A. "러시아 혁명과 전쟁은 우리가 실제 겪은 일은 아니지만, 먼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도 6·25 동란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일들을 겪지 않았나. 전혀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이야기를 잘 다듬으면 우리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다."

Q. 지난 시즌과 가장 달라진 점은?

A. "국내 초연 당시에는 유리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에 비중을 두기보다 여러 가지를 설명했다. 주된 드라마가 무엇인지 집중하기 힘들었다. 이번 버전에서는 곁가지 이야기를 쳐 냈다. 유리와 라라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많은 걸 표현하지 않고 간결하면서 여운을 더 준다. 두 사람의 진정성이 더 드러날 것이다."

Q. 이번에 연습하면서 라라에 대해서 새롭게 느끼게 된 것이 있나?

A. "6년 전에는 너무 모른 채 무대에 섰다. 대극장 주인공은 '닥터 지바고'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바빴다고 할까. 이번에 명확하게 아는 상태로 임하고자 했다. 라라는 굉장히 불안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있지만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선택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옮기는 타입이다. 힘들고 무섭다고 피하는 성격이 아니라 맞서서 싸우려는 역이다. 작품 측면에서 보면, 완전히 악과 완전히 선이 없다는 걸 느꼈다. 인간의 이면이 잘 드러날 것이다."

Q. 라라는 유리를 비롯해 파샤, 코마롭스키까지 세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 라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A. "그게 제일 어렵다(웃음). 세 남자를 어떻게 매료한 것일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라라의 행동과 그의 선택만 봐도 당시 여자들하고는 다르다. 열정적이고 무엇인가를 숨기지 않는다. 거짓으로 꾸미지 않는 거다. 그런 점이 당시 남자들에게 무엇인가를 어필한 거 같다."

【서울=뉴시스】 전미도, 한국뮤지컬어워즈. 2018.01.23. (사진 = 한국뮤지컬협회 제공) photo@newsis.com

Q. 스스로 노래가 어렵다고 하지만 마치 대사하듯 노래하는 것이 수준급이다. 오페라나 종교극 따위에서 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인 레치타티보를 뮤지컬에도 적용시키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A. "노래는 여전히 어렵고, 자신이 없다. 특히 '닥터 지바고' 노래는 너무 어렵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연극과 뮤지컬의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텍스트를 연극은 대사로, 뮤지컬은 노래를 풀어내는 거다. 우선 드라마가 바탕이 돼야지. 그런 점을 인식하고 있다."

Q. 데뷔 12년 차다. 배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A. "처음에는 역할을 완전하고 완벽하고 근사한 사람으로 표현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역할 자체에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공감을 찾는 것이 우선시 되더다. 예전에는 이 역할이 잘못된 것 없다고 무조건 관객들을 설득시키느냐 바빴다면 지금은 역할이 가진 약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드러내면서 인간적인 매력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서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며 안락사를 택하는 연극 '비(Bea)'의 주인공은 기존에 봐왔던 것처럼, 아픈 주인공이더라도 무조건 착하지 않다. 하지만 더 공감할 여지가 많았다."

Q. 같은 시상식에서 두해 연속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출연 작품마다 관심을 크게 받고 있다. 특히 매번 다른 캐릭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 인정 받고 있다. 그렇게 계속 쌓이는 기대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법하다.

A. "처음에는 스스로도 욕심이 많이 났다. 그러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계속 받더라. 근데 이제 그 부분을 포기하게 됐다. '어쩔 수 없네'라고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연기를 어떻게 해야지'라는 생각보다 '이번 작품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집중하게 됐다. 그렇게 집요하게 보다 보면, 똑같은 인물은 하나도 없게 된다. 그렇게 집중하면 새로운 성격의 인물들이 나올 거라 믿는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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