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앱 개발' 日 할머니 유엔 무대 오르다

천지우 기자 2018. 2. 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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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이 넘은 나이로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한 일본의 할머니 프로그래머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령사회와 디지털기술 활용에 관한 주제로 연설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에 사는 와카미야 마사코(82)씨는 유엔경제사회국(UNDESA)과 일본 유엔대표부가 주재한 회의에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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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초대 받아 영어로 연설.. "고립되고 뒤처지기 쉬운 노인에게 디지털기술 필요"
82세 프로그래머 와카미야 마사코씨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그가 개발한 고령자용 스마트폰 게임 히나단. NHK방송 캡처

팔순이 넘은 나이로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한 일본의 할머니 프로그래머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령사회와 디지털기술 활용에 관한 주제로 연설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에 사는 와카미야 마사코(82)씨는 유엔경제사회국(UNDESA)과 일본 유엔대표부가 주재한 회의에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았다. 그는 “소극적인 (성격의) 내가 서툰 영어를 개의치 않고 말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내내 영어로 연설했다.

와카미야씨는 “디지털기술은 인간을 창조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많은 고령자에게 도움이 된다. 건망증이 늘어가는 노인이야말로 ICT(정보통신기술)의 도움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고령자가 디지털기술을 익히면 가족뿐 아니라 다른 세대, 외국인과도 교류할 기회가 많아져 인생을 더 즐길 수 있다”며 “고령자를 사회의 일원으로 적극 받아들이고 격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컴퓨터와 인터넷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이후 직접 개발한 게임도 소개했다. 회의 참가자들은 “첨단기술에 뒤처지기 쉬운 고령의 여성이 해냈다는 것에 감명 받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와카미야씨는 고졸 은행원 출신 독신 여성이다. 1954년 미쓰비시은행에 입사한 뒤 97년 정년퇴직했다. 퇴직 후 홀로 노모를 모시다보니 친구를 만나러 외출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대인관계를 온라인으로 유지할 목적으로 컴퓨터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컴퓨터를 작동시키고 인터넷에 접속하기까지 3개월이나 걸렸다. 그는 “얼굴이 땀과 눈물로 뒤범벅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와카미야씨는 인터넷 사용법을 익히는 실버클럽에 다니면서 디지털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80세가 넘어서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지난해 고령자용 스마트폰 게임 애플리케이션 ‘히나단’을 개발했다. 일본의 전통축제 ‘히나마쓰리’를 기반으로 한 게임으로, 히나인형을 꾸미고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와카미야씨는 “우리 같은 노인은 손가락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서 젊은 사람과 게임을 하면 늘 진다”며 “나이든 사람도 스마트폰에 관심을 갖게 할 만큼 재미있는 앱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노익장이 널리 알려져 와카미야씨는 유명인사가 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만든 ‘인생 100년 시대 구상회의’ 위원이 됐고, 미국 애플사의 앱 개발자 회의에 초청받아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기도 했다.

그는 “난 아이디어가 많고 새로운 앱을 계속 개발하고 싶은데 프로그래밍 실력이 달린다. 기술을 발전시킬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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