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인기 뒤집어야죠" kt 1차 지명 김민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서울고를 졸업한 강백호는 투타가 모두 가능한 천재 야구 선수. kt에 2차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하면서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kt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우완 김민(19)은 입단 동기 강백호의 인기를 실감한다.
"강백호와 같이 있을 때 한 팬이 백호는 알아보고 사인을 받아 가더라고요. 부럽고도 오기가 생겼어요."
1차 지명은 그해 연고지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았다는 뜻. 유신고를 졸업한 김민은 일찌감치 kt의 1차 지명 선수로 낙점을 받았을만큼 기량이 우수했다. 키 186cm 몸무게 88kg 탄탄한 체격에서 150km 강속구로 2학년 때부터 유신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청소년 대표 팀에선 곽빈과 함께 원투펀치를 맡았으며 2016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일본에 맞서 5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2018년엔 강백호뿐만 아니라 이름값있는 신인들이 수두룩하다. 삼성 양창섭, 두산 곽빈, 롯데 윤성빈 등은 프로에서도 보기 힘든 150km를 던지는 파이어볼러. 모두 신인왕 후보로 거론된다. 김민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김민은 "내가 낄 틈이 없다"고 웃으며 "화나면서도 부럽다. 하지만 서서히 가겠다. 열심히 해서 저들을 뒤집으면 되지 않나. 떨어지는 선수가 뒤집으면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어떻게 야구를 시작했나
△최정 선배가 중학교 고등학교 선배(평촌중학교-유신고등학교)다. 부모님께서 최정(SK) 선배를 좋아하셔서 야구를 시켰다. 처음엔 안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받아쓰기를 안 해도 된다고 해서 했다. 최정을 보고 야구를 했다. 투수로 진로를 잡은 뒤 최정과 프로에서 상대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했다. 난 몸쪽에 찔러 넣는 패스트볼이 장점이다. 고등학교 때 내 볼을 칠 수 있는 타자는 백호밖에 없었다. 최정 선배는 도대체 얼마나 잘 칠까 너무 궁금하다. 최정과 대결에선 변화구를 안 던지고 싶다. 물론 사인이 나면 다르겠지만…우타는 최정, 좌타는 최형우(KIA) 선배와 붙어 보고 싶다.
-연고지 kt 유니폼을 입어서 더 기분이 좋아 보인다
△내가 중학교 때 kt가 창단했다. 연고지 팀이라 관심이 갔다. 그리고 팬이었다. kt에 1차 지명 선수를 꿈꾸고 야구를 했는데 지명받아서 정말 기뻤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속상했는데 이번 시즌엔 황재균 선배님도 오고 니퍼트도 합류했다. 팬으로 봐도 이번 시즌은 대단히 궁금하다. 수원에 사람은 많은데 대부분 두산 KIA 팬이다. 탈꼴찌 하고 성적이 올라서 팬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프로에 오니까 어떤가
△팀 분위기도 좋고 선배들이 잘해준다. 백호와도 친하다. 등번호 43번을 받았는데 (원래 등번호를 쓰던) 이해창 선배가 많이 챙겨준다. 물론 훈련은 고등학교 때와 차원이 다르게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다. 정명원 투수 코치님의 지도가 기대된다. 변화구, 투구 템포, 타이밍, 예를 들면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을. 고등학교 땐 투수 코치님이 계셨는데 포수 출신이였다. 감독님의 도움을 받았지만 거의 혼자 연습했다.
-어떻게 연습했나?
△난 야구 보는 것을 좋아한다. 폼 공부를 많이 했다. 다만 미국은 힘이 달라서 일본 투수들의 폼을 많이 봤다. 한국에선 송은범 선배의 전성기 때 던졌던 투구 폼이 굉장히 좋아 보여서 많이 참고했다.
-본인뿐만 아니라 2018년엔 유독 쟁쟁한 신인들이 많다
△알고 있다. 난 관심도가 백호와 비교했을 때 떨어진다. 백호를 알아보는 팬은 있어도 아직까지 날 알아보는 팬은 없다.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녀도 똑같다.(웃음) 백호도, 빈이도, 우진이도 전부 신인왕 후보다. 난 서서히 올라가겠다. 열심히 하겠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선수가 뒤집으면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신인왕은 욕심 날 것 같은데
△물론 받으면 좋다. 하지만 신인왕이 전부는 아니다. 난 신인왕이 목표가 아니다. 전부 쓸어 담고 싶다. 그래서 이번 시즌 1군에서 최대한 오래 살아남겠다. 3학년 때 많이 던지지 않아서 어깨가 싱싱하다. 메디컬 테스트를 했을 때 어깨 상태가 굉장히 좋았다. 물론 선발이 좋지만, 불펜이든 선발이든 팀이 원하는 어느 보직이든 가능하다.
-1군에서 어떤 투수가 되고 싶나
△난 피하는 것이 싫다. 야구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투수가 벌벌 떨면 보기가 싫어진다. 야구를 볼 때 그런 투수들을 보면 '내가 더 잘 던지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을 들지 않게 하고 싶다. 내가 등판 하면 '잘 던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겠다. 오승환 선수가 등판하면 '맞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선수가 되겠다. 엄청 큰 선수가 아니다. 단지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올라가면 '이기겠네'라는 생각이 들도록. 양현종(KIA) 선배가 롤모델이다. 천천히 올라가서 정상에 우뚝 서고 싶다.
-프로 선수로 목표는
△부모님께서 나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나에 대한 평가도, 계약금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진짜 열심히 하겠다. 잘 할 수 있다. 자신도 있다.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싶다. 말로는 1승, 1경기라고 하지만 마음속엔 더 큰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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