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임은정 검사, 조희진 진상조사단장 사퇴 요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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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검 임은정 검사가 성추행 사건 진상조단장인 서울동부지검 조희진 검사장에게 단장직 사퇴를 요구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임 검사는 조 검사장이 그간 '여성 검사장 1호'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작 후배 여성 검사들을 위해 희생한 경험은 별로 없다는 불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임 검사는 조 검사장이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직후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조사단장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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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검 임은정 검사가 성추행 사건 진상조단장인 서울동부지검 조희진 검사장에게 단장직 사퇴를 요구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임 검사는 조 검사장이 그간 ‘여성 검사장 1호’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작 후배 여성 검사들을 위해 희생한 경험은 별로 없다는 불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북부지검 임은정 검사(왼쪽)와 서울동부지검 조희진 검사장 |
임 검사는 해당 이메일에서 “2016년 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한 검찰 간부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자 조 검사장이 ‘글을 당장 내려라’, ‘너는 검찰조직과 안 어울리니 그만 나가라’ 등 폭언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조 검사장이 이번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가리켜 ‘안태근은 못 건드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점 등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조 검사장은 “수사 결과로 말하겠다”며 임 검사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안태근은 못 건드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 검사장은 진상조사단 출범 나흘 만인 이날 서 검사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하는 등 전광석화처럼 진상규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검사장에 대한 임 검사의 불신은 제법 뿌리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19기를 수료하고 1990년 검사로 임용됐을 당시 전국 검찰에서 유일한 여성 검사였다. 그보다 먼저 검사로 임용된 여성이 2명 있었으나 일찌감치 검찰을 떠나 판사로 전업하는 길을 택했다. 자연히 조 검사장에겐 ‘여성 1호’, ‘맏언니’ 등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박근혜정부 첫해인 2013년 검사장(차관급)으로 승진하며 ‘여성 검사장 1호’의 명예도 뒤따랐다. 그는 서울고검 차장검사, 제주·의정부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옮겼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 사퇴로 총장이 공석이 됐을 때 문무일 현 총장과 나란히 신임 총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조 검사장을 두고 검찰 내부, 특히 일부 여성 검사 사이에 ‘여성 1호라는 상징성에 힘입어 검찰조직에서 혜택을 입었다’는 냉랭한 시선과 함께 ‘맏언니라고는 하지만 정작 후배 여성 검사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발벗고 나선 기억은 없다’는 불만 섞인 시각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검사가 ‘과거 검찰 내 성폭력 문제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를 들어 그의 사퇴를 요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일 조 검사장이 단장을 맡은 뒤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검사장까지 승진하면서 남성중심적 문화에 익숙해졌을 텐데 조사를 잘 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과 우려가 거듭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 검사장은 “검사로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후배 여성 검사한테) 개별적 문제가 생겼을 때 제가 (시정 및 후속조치) 건의를 하지 않았겠느냐”며 “여러 경험이 있지만 일일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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