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캐면 캘수록 눈덩이 의혹..네갈래 수사 촘촘한 그물망

심언기 기자 2018. 2. 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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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국정원 특활비·대통령기록물·불법사찰 등 혐의
평창올림픽 이후 소환 유력..시간 번 건 MB 아닌 檢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찾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장을 전달받은 뒤 대화하고 있다. 2018.1.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77)의 혐의가 점점 늘고 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다스 실소유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사찰과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이 고구마 줄기 캐듯 줄줄이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의 큰 줄기는 네갈래다. 다스 관련 의혹은 서울동부지검 다스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과 서울중앙지검 첨수1부(부장검사 신봉수)가, 국정원 특활비 유용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가 각각 맡고 있다.

국정원 댓글과 특활비 유용 사건 수사 중에 불거진 민간인 사찰 의혹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차장검사)과 특수2부가 함께 들여다보고 있고, 첨수1부는 다스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수사로 가지를 쳤다.

그물망을 옥죄어 가던 다스 수사는 영포빌딩 압수수색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청와대 문건 수십 박스를 확보한 검찰은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분석에 한창이다.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생산된 문건이 다스 지하창고에서 발견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검찰도 고무된 분위기다. 관심이 집중된 이 전 대통령 소환은 평창올림픽 이후가 유력해졌다. 압수물 정밀분석 및 관련자 추가조사에 빠듯했던 검찰이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스 부실수사 의혹도 속도를 내고 있다. BBK특검의 자료를 분석해온 다스 수사팀은 지난 4일 정호영 전 특검(70·사법연수원 2기)을 9시간 소환조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당시 특검팀에서 활동한 검사들 상당수가 현직에 있는데다, 공소시효가 오는 21일 만료되는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노무현정부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세를 폈던 이 전 대통령은 이제 정반대 처지에 놓였다. 최근 국가기록관리혁신 TF의 조사에서 이명박정부 청와대가 노 전 대통령 고발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노 전 대통 기록물유출 사건은 1심에 이어 고법에서도 무죄 판결이 난 상황이다.

논란이 있었던 노무현정부 대통령기록물과 달리 다스 지하창고에 보관한 문서는 이미 이 전 대통령측에서 청와대 생산 문건이라고 인정한 상황이다. 압수수색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법원 영장까지 추가로 발부받은 만큼 증거능력 논란이 불거질 소지도 적어보인다.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하거나 유출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 전 대통령 퇴임일(2013년 2월)을 기준으로 아직 공소시효(2020년)도 충분하다.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에서 열린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3.1.29/뉴스1

현재까지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 수사다. 'MB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이 구속 이후 이 전 대통령 관여를 진술하는 등 협조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52) 역시 구속됐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68)과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83)을 압수수색·소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김백준 전 기획관과 더불어 최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50)까지 이 전 대통령에 등을 돌린 상황이다.

국정원 특활비는 이 전 대통령은 물론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달러로 전달됐다는 진술까지 나온 상태로, 다스 수사와 함께 이 전 대통령 일가 전체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은 이전 검찰 조사에서 규명되지 못했지만 국정원 특활비 수사 과정에서 차츰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정원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음해공작 뒷조사까지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동 전 국세청장(62) 등에 대한 압수수색·소환조사로 속도를 내던 국정원 특활비 및 불법사찰 수사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54)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국세청 간부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아직 국정원 실무자 및 그 협조·방조자들에 대한 수사 단계다. 불법사찰 지시 및 입막음 등의 최종 지시 윗선이 원세훈 전 원장을 넘어 이 전 대통령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소환은 평창올림픽 폐막 이후 통보되고 3월초쯤 대면조사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이 올림픽 기간 중에는 그 일가친척 및 측근들 조사로 그물망을 다듬다가 올림픽 이후 1차례 소환조사에서 관련의혹 전반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21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다스 비자금 부실수사 의혹 수사는 올림픽 기간 중 조사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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