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쿠션' 허정한 "이렇게 우승이 간절한 적 없다"

2018. 2. 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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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준우승 두 번 했지만 3년3개월째 우승 없어"
당구예능 '7전8큐'서 女연예인 감독.."당구저변만 확대된다면야"
"작년 세계선수권 아쉽지만 지난일..멘탈관리 못한 제 잘못도"
최근 당구예능 "7전8큐"에서 여성 연예인들의 당구 스승으로 맹활약중인 허정한을 지난 달 30일, MK빌리어드뉴스가 만났다. 허정한은 "방송은 한국당구 발전에 미약하지만 힘을 보태기 위해 출연했다"면서 "오래 우승 못했으니 올해엔 꼭 우승을 이루어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최근 감독님 호칭을 듣고 있는 당구선수가 둘 있다. 허정한(경남‧국내 3위) 조재호(서울시청‧5위)다. 당구예능방송 ‘7전8큐’(MBC 스포츠플러스)에서 여성 연예인들의 당구 스승으로 맹활약중이다.

두 감독 중 ‘허 감독님’을 지난 달 30일, 그가 운영하는 ‘엔조이 쓰리칼라당구클럽’(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만났다. 지난해를 랭킹(한국남자3쿠션) 3위로 마감한 그는 방송 이야기와 함께 “마지막 전국대회 우승이 벌써 3년 3개월 전이다. 올해만큼 우승이 간절한 적 없다”고 국내 톱클래스 당구선수로서의 자존심 어린 포부도 전했다.

▲’7전8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한국당구 저변확대에 일조하고픈 마음 때문이다. 현재 한국당구는 생활스포츠로서 자리잡아가는 과정에 놓였다고 본다. 사회의 인식도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 당구 드라마(tvN‧낫플레이드)가 나올 줄 과거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이 흐름에 미약하지만 힘을 보태고 싶었다. 사실 방송출연은 조금 꺼려한다. 이전에도 ‘죽방전설’(KBS N sports) 등을 제외하곤 몇 번의 (방송출연)제안을 거절했다.

▲예전에 출연했던 ‘죽방전설’과 ‘7전8큐’의 다른점은.

=‘죽방전설’은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이번 방송(7전8큐)은 저와 재호(조재호)가 이끌어 가야 한다. 여성 출연자 모두 방송 때문에 큐를 처음 잡아본 사람들로, 가르치는게 쉽지 않다. 당구가 어디 하루아침에 늘겠나. 아마 (여성 출연자들이)스트레스 많이 받을 것이다. 또 다른점은 감독님 소리 드는 것. 어쩔땐 “내가 그럴만큼 늙었나?”란 의심도 해본다. 하하.

"동궁이 심정, 크게 동감해요" 지난해 11월 "대한체육회장배" 결승에서 그를 꺾고 5년4개월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강동궁의 당시 간절함에 대해 "그 심정 이해한다. 지금은 내 처지가 그렇다"고 말하는 허정한.
▲‘선수 허정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지난해 성적, 만족하는지.

=랭킹 3위, 나쁜 성적이 아니다. 오히려 잘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대회 우승이 없잖나. 정상권 선수들은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우승이 없다면, “저 선수는 우승이 없으니 부진하다”란 평가를 받을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 랭킹 3위란 좋은 성적에도 “내가 혹시 부진한가?”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말한대로 오랜기간 우승이 없다. (지난해 11월)대한체육회장배 결승서 만난 강동궁의 심정이 더욱 와 닿았을 것 같은데.

=당시 기준으로 서로의 마지막 우승은 그 친구(강동궁)는 5년4개월(2012년 8월 제1회 인천시장배 전국 3쿠션 오픈), 저는 3년1개월(2014년 11월 서천한산모시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저보다 더 간절한 동궁이가 그래서 저를 꺾고 우승했나보다. 경기중에도 우승에 대한 집념이 느껴졌다. 동궁이가 인터뷰에서 “세계대회 우승보다 기뻤다”고 했는데, 크게 동감한다. 이젠 제가 그 처지다. 하하.

▲지난해 본인의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앞서 말한 11월 ‘대한체육회장배’와 6월 ‘양국 국토정중앙배’ 등 2개 대회 결승에 올랐고, 12월 ‘부산광역시장배’는 3위다. 성적도 그렇고 전체적 경기 내용들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럼 세계대회를 되돌아본다면.

=아쉬움이 많다. 특히 8월 포르투월드컵, 11월 세계3쿠션선수권대회가 그렇다. 포르투월드컵은 8강에서 다니엘 산체스를 꺾는 등 컨디션이 무척 좋았다. 그런데 응우옌(응우옌 꾸억 응우옌‧베트남)과 대결한 4강에선 집중력이 뚝 떨어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집중이 안되니 응우옌의 럭키샷, 강한 액션 등 모든게 다 거슬렸다. 이상한 날이었다.

▲2017 세계선수권이 아쉬웠던 이유는 ‘논란의 16강전’ 때문인가.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 16강전 당시 허정한은 마민캄(베트남)에게 28이닝까지 4점차(32:28)로 앞서나갔다. 그런데 마민캄의 28이닝째 공격 후 승기가 마민캄 쪽으로 급격이 기울었다. 마민캄이 시도한 되돌아오기 샷이 2쿠션에 그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심판이 공격성공을 선언한 것)

=그렇다. 제 평생 그렇게 강한 항의를 한 건 처음이다. 당시의 샷과 비슷한 샷들에 대한 판정사례들을 보면 수구의 진행방향에 따라 공격성공 여부가 가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람의 육안으로 판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쿠션 후 수구가 빠른 속도로 제2목적구를 따라가면 득점실패, 수구가 2쿠션 후 속도가 죽어 나간다면 득점으로 선언되곤 했다. 당시 마민캄의 샷은 2쿠션 후 수구가 빠르게 진행했다. 문제는 그 후 제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선수들끼리 “맛이 갔다”고 하죠.

2017 세계3쿠션선수권 16강전 마민캄과의 경기 상황을 설명하는 허정한.
그렇다고 과거 일을 들춰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결과는 이미 나왔고, 당시 멘탈을 추스르지 못한 제 탓도 있다. 단지 당시엔 그만큼 아쉬웠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다. 하하.

▲올해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염원은 세계랭킹 1위, 각오는 오랜만의 전국대회 우승. 하하. 매주 목요일 촬영이 예정된 ‘7전8큐’ 촬영도 열심히 임하겠다. 감독, 선수 허정한의 2018년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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