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하나은행, SKY 붙이려 동국·숭실대 떨어뜨려"
SKY 대학 출신 면접 점수 올려 합격시켜
서울 및 수도권 다른 대학 출신 탈락시켜
2일 심상정 의원실은 하나은행이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심상정 의원실에 따르면 이른바 ‘SKY 대학’ 출신자에겐 면접점수를 올려 합격시키고, 대신 서울과 수도권에 소재한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는 점수를 깎아 떨어뜨렸다.
심상정 의원실은 문제의 면접점수 조작은 2016년 신입 행원 공채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미 최종 임원면접까지 끝난 상황에서 인사부가 면접점수를 마음대로 고쳤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들을 붙이기 위해 원래 합격권에 있던 다른 대학 출신 7명은 떨어져야 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출신 지원자 C씨는 면접점수가 4.8점으로 우수했지만 인사부가 3.5점으로 깎아서 불합격시켰다. 가톨릭대 출신 D씨도 4.8점에서 3.5점으로, 동국대 출신 E씨도 4.3점에서 3.5점으로 점수가 조작됐다. 이런 식으로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2명)를 나온 지원자들이 부당하게 불합격 처리됐다.
심상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금융권 채용비리 관련, 행여 청년들의 마음이 다칠까 차마 공개하지 못했던 자료를 공개한다”며 “청년들을 멍들게 하는 고질적인 대한민국 사회의 학벌주의, 그 민낯을 드러낸 조작 범죄”라고 지적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금감원의 채용비리 검사결과에 대해 “불법행위를 행한 사실이 없고 기업으로서 정당하게 추구할 수 있는 인사정책이었다”라는 내용의 e-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런 마당에 블라인드 채용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철저한 검찰 조사는 당연하고 이제까지의 비리를 숨김없이 드러내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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