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南은 태극기 떼고 北은 인공기 달고

2018. 2. 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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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스키와 피겨, 쇼트트랙 선수 10명을 포함한 북한 선수단 관계자 32명이 어제 전세기편으로 양양공항에 도착했다.

그제부터 1박2일간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북한 선수들과 공동훈련을 한 우리 선수들의 옷과 스키복엔 태극기를 달지 않았다.

남쪽에 온 북한 선수들은 인공기를 달아도 되고 북으로 간 남한 선수들은 태극기를 달지 못하게 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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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스키와 피겨, 쇼트트랙 선수 10명을 포함한 북한 선수단 관계자 32명이 어제 전세기편으로 양양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모두 가슴에 북한 국기인 인공기가 달린 옷을 입고 있었다. 지난달 25일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 북한 여자아이스하키선수 12명도 인공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다니고 있다. 유니폼 등에는 북한 영문표기인 ‘DPR KOREA’가 빨간색으로 새겨져 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고 돌아다녔고, 남쪽에 온 선수단 관계자들도 배지를 달고 있다.

그제부터 1박2일간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북한 선수들과 공동훈련을 한 우리 선수들의 옷과 스키복엔 태극기를 달지 않았다. KOREA란 글자도 새겨져 있지 않았다. 남북은 스키복 번호표 위에 북측은 김정일·김정은 초상 휘장을, 남측은 태극기를 달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번호표 외 부분에는 합의가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 선수들은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 대신 일반 옷을 입었다. 정부가 대한스키협회에 “선수들이 태극기나 KOREA가 새겨진 옷 입는 것을 자제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북한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책도 가져가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남쪽에 온 북한 선수들은 인공기를 달아도 되고 북으로 간 남한 선수들은 태극기를 달지 못하게 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기본원칙인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놓고 정부는 줄곧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이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을 갑자기 취소하고 4일 갖기로 했던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도 정부는 형식적인 유감만 표시했을 뿐 항의 한번 제대로 못하고 있다. 북한 눈치나 살피는 정부의 비굴한 태도가 오히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남북관계는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아서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지 않으면 탈이 나기 십상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남북관계는 양쪽이 적극 임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거나 베푼다고 풀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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