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3조7천억원 갚았다는 인천시, 팩트 체크 해봤더니
[오마이뉴스 김갑봉 기자]
|
▲ 유정복 인천시장 |
ⓒ 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
박 의원은 지난 19일 연 의정보고회에서 시의 '부채 3조 7000억원 감축' 홍보에 대해 "부채가 아직 10조 1000억원 남아있다. 인천시를 제외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빚이 가장 많은 곳이 부산시로 6조원이다. 인천시는 빚을 갚으려면 아직 멀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유정복 시장 재임 3년간 지방세가 3조 5000억원 늘었다. 그리고 재산을 매각해 1조원을 벌었다. (시 본청 예산에) 4조 5000억원 더 생겼는데 겨우 1조 6000억원 갚았다. 이것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인가? 이 같은 사실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시가 보통교부세도 많이 받아서 부채를 줄였다고 한 데 대해 "인천시의 교부세가 300억~500억원 느는 사이 다른 데는 5000억원씩 늘었다. 정부가 내국세의 19.24%를 지방으로 돌려주는 게 교부세다. 국세가 늘다 보니 지방으로 돌아오는 교부세 전체 규모가 5조원 늘었고, 거기서 500억원 더 받아온 것뿐이다"라고 시의 교부세 확보를 평가절하했다.
이에 유정복 시장은 "박남춘 의원은 인천시민과 공직자 노력의 산물인 부채 3조 7000억원 감축을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궤변과 억지로 가득 찬 '거짓말 의정보고회'를 했다"고 받아쳤다.
유 시장은 "특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이 인천시에 내려온 교부세가 얼마인지도 몰라서 민선5기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교부세를 500억원 늘어났다고 거짓말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라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의 주장과 유 시장의 반박에서 쟁점이 형성된 대목은 지방세와 보통교부세 증가 규모, 부채감축 규모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둘의 말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
▲ 더불어민주장 박남춘 국회의원은 지난 19일 의정보고회 때 유정복 시장이 인천시 재정위기 극복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 김갑봉 |
부채상환액 3조 7000억원 가운데 시의 채무비율과 관련 있는 상환액은 1조원뿐이다. 시 채무는 2014년 말 3조 25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 2500억원으로 1조원 줄었다. 예산은 7조원에서 10조원대로 늘었다. 이에 따라 채무비율이 2014년 말 37.5%에서 지난해 말 21.9%로 감소했다.
나머지 2조 7000억원 중 2조원은 인천도시공사 등 공기업이 감축한 자체 부채다. 이는 시 예산과 무관하다. 또한 7000억원은 시 채무가 아니라 재난구호기금 등으로, 시가 의무적으로 예산에 반영해야 했지만 반영하지 못한 예산이다. 이는 시 채무비율과 무관하다.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은 "시가 부채 3조 7000억원 감축으로 채무비율을 낮춰 재정건전화를 달성했다고 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시는 그동안 예산이 늘고 채무 1조원을 줄여 채무비율을 낮췄다. 아울러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던 법적ㆍ의무적 경비 7000억원을 해소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방세와 보통교부세 차이는 설정기간의 차이
두 번째 논란은 지방세 증가 규모다. 박 의원은 지방세가 3조 5000억원 늘어났고, 이에 비해 부채상환 규모는 작다고 했다. 반면 시는 지방세가 1조 7600억원 늘었다고 했다.
시가 발표한 지난 3년(2015~2017년)간 지방세 수입은 총9조 7900억원이고, 이전 3년(2012~2014년)간은 총 6조 9200억원이다. 약 2조 8700억원 늘었다. 시 세입예산에선 2조 8700억원 늘었지만, 세출예산에선 기초지자체단체에 일부를 교부하기에, 시가 사용하는 실질적 증가분은 1조 7600억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박 의원은 2조 8700억원도 아니고 왜 3조 5000억원을 주장했을까. 이는 지방세 계산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2014년 7월에 유 시장이 취임했기 때문에 2014년 하반기부터 늘어난 지방세도 포함한 것이다.
시와 박 의원의 주장하는 지방세 증가 규모가 다르긴 해도, 지방세 증가가 시 채무비율 감소에 기여한 공은 변하지 않는다.
마지막 쟁점은 보통교부세 증가 규모다. 유 시장은 '민선5기보다 약 1조원 늘었는데, 박 의원이 500억원 늘었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선6기에 보통교부세는 많이 늘었다. 민선5기를 보면, 2011년 1486억원, 2012년 1911억원, 2013년 2301억원, 2014년 2338억원으로 총 8000억원 정도다. 민선6기는 2015년 4307억원, 2016년 3981억원, 2017년 4727억원, 2018년 5034억원을 기록했다. 총 1조 8000억원 정도이니, 민선5기보다 1조원 정도 늘어난 게 맞다.
다만 박 의원은 총액을 얘기한 게 아니라, 2015년보다 2018년에 1700억원 가량 늘었는데, 이를 두고 매해 500억원 가량 늘었다고 한 것이다.
"채무감축 1조원뿐, 시민들에게 혼란 줘선 안 돼"
동시에 시가 주장하는 보통교부세 1조원 증가도 엄밀히 따지면 약 8000억원 증가다. 정부는 2014년까지 보통교부세 외에 분권교부금을 따로 주다가 2015년부터 이를 통합해 지급했다. 이 분권교부금을 더할 경우 민선5기 보통교부세는 약 1조원이다.
박준복 소장은 "기준을 달리해서 시민들에게 혼선을 줘서는 안 된다. 시 발표대로 해도 2014년 대비 지방세 1조 7700억원에 재산매각 7800억원을 더하면 2조 5500억원이 늘었다. 여기다 국비와 보통교부세 증가분을 더하면 전체 증가분이 약 4조원이다. 시는 이 돈으로 빚 1조원을 갚았고, 예산 규모가 커져 채무비율이 21.9%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채무비율과 무관한 미반영 법적ㆍ의무적 경비 7000억원을 더하더라도 4조원으로 채무 1조 7000억원을 해소한 것이다. 세입 증가 규모로 볼 때 1조원 상환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다"라며 "채무비율과 무관한 공기업 몫까지 포함해 3조 7000억원을 상환한 것인데, 마치 3조 7000억원을 상환해 채무비율을 21.9%로 낮췄다는 식으로 시민들에게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