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북핵·미사일 최대 압박 지속"..남북대화 국면 전혀 언급 안 해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입력 2018. 1. 31. 22:43 수정 2018. 1. 3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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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양보 없는 강경 기조 재확인
ㆍ다리 절단된 탈북자 소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최대의 압박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북·미대화에 대해서도 양보 없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 연결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구상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북한 핵·미사일이 곧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내놓은 해법은 여전히 최대의 압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현실 안주와 양보는 침략과 도발을 불러올 뿐”이라고 했다. 북한의 대화 공세에 넘어가 핵무기 개발의 시간만 벌어준 과거 미국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대화 국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을 “잔인하게 시민들을 억압하는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하며 북한의 핵 위협을 이해하기 위해 “북한 정권의 사악한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탈북자 지성호씨의 사례를 들었다.

지씨는 1996년 북한에서 식량을 맞바꿀 석탄을 훔치려다 열차에 치여 다리가 절단됐고, 아버지가 만들어준 나무 목발에 의지해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남한에 들어왔다. 2010년 북한 인권단체 ‘나우’를 설립해 북한 인권실상을 고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섬뜩한 북한 정권의 목격자”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인간 영혼의 열망을 증명한다”며 지씨를 직접 소개하자, ‘특별손님’으로 연설을 듣던 지씨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목발을 들고 일어나 박수를 받았다(사진).

일각에선 트럼프의 북한 묘사를 이라크·이란·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비난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2002년 국정연설에 비유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이를 근거로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공격했듯이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 선제타격의 명분을 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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