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비트코인 대박..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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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암호화폐(가상화폐)로 웃고 우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어느 날, 자신과 함께 비트코인을 샀던 동창생한테서 "너 그때 비트코인 가지고 있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거 팔지 말걸 그랬다 야" 하고 탄식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단순히 비트코인을 예찬하고 비트코인 세계로 들어오라며 유혹하는 글일까? 그렇지 않다.
이 소설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면 하는 가정법 이후의 삶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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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SC] 웹소설 읽어주는 남자
너도나도 암호화폐(가상화폐)로 웃고 우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기술인지 투자인지 투기인지, 수많은 논란이 이어진다. 2017년 6월 문피아에 연재됐던 웹소설 <최고의 행운―노량진 고시생 재벌이 되다>는 이런 가상화폐를 소재로 상상력을 발휘해 쓴 작품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2010년 4월, 비트코인을 이용한 최초 거래 소식을 접한 주인공은 갖고 있던 주식을 모두 매도하고 500만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샀다. 당시 비트코인의 가치는 원화 약 2원. 즉, 250만개의 비트코인을 산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던 주인공은 아득바득 고시생 생활을 하며 가난하고 힘든 삶을 이어나간다.
어느 날, 자신과 함께 비트코인을 샀던 동창생한테서 “너 그때 비트코인 가지고 있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거 팔지 말걸 그랬다 야” 하고 탄식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주인공은 자신의 비트코인을 확인해 본다. 당시 비트코인의 시세는 약 3000달러. 환율은 1100원. 비트코인 250만개의 가치는 얼마일까? 약 8조2500억원. 노량진에서 고시생 생활을 하던 청년이 한순간에 갑부가 된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보고 들은 이야기가 아닌가? 바로 우리 주변에서 가상화폐로 대박이 났다던 사람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면 이런 느낌일 것이다. ‘만약에…’로 시작하는 우리들의 농담은 사실 훌륭한 웹소설의 소재가 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단순히 비트코인을 예찬하고 비트코인 세계로 들어오라며 유혹하는 글일까? 그렇지 않다. 이 소설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면… 하는 가정법 이후의 삶을 그리고 있다. 큰돈이 생겼을 때 사람들은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른다. 벼락부자가 된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어떻게 돈을 소비하면 그것이 좋은 소비일까? <최고의 행운―노량진 고시생 재벌이 되다>는 가난한 청년이 벼락부자가 된 이후의 삶을 차분하게 그려나간다.
비트코인은 2600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고가로 보면 소설에서 나오는 비트코인 가격의 여덟배 정도다. 현실은 언제나 상상력보다 더 다이내믹한 법이다. 그래서일까. 이 글을 쓰면서 이런 궁금증이 계속 맴돈다. 이 웹소설 작가는 그래서 원고료로 비트코인을 샀을까?
이융희(장르소설 작가 겸 문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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