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국정연설에 내외신 '실시간 팩트체크' 진풍경

2018. 1. 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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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반년 836건 '상습 사실왜곡 논란' 때문
"이번에도 일자리·실업·감세·비자·IS격퇴전 등에 교묘한 오도"
트럼프, 취임 이후 첫 연두교서 발표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감세와 일자리 창출 등 지난 1년간의 자신의 치적을 자랑했다.

정치외교,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향후 국정 운영의 큰 틀을 밝힌 이 자리에서는 역대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는 볼 수 없던 진풍경이 연출됐다.

언론사들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대중에게 확인해주기 위해 거의 실시간으로 가동한 '팩트 체크' 또는 '리얼리티 체크'였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진실을 오도하는 발언을 자주 쏟아낸다는 논란 때문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아 대통령의 트윗, 언론 인터뷰, 기자회견 발언 등을 확인한 결과 무려 836번의 거짓말 또는 오도 발언이 발생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기성 언론들이 자신에 대해 너무나 많은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소통 수단으로 트위터를 애용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이 진행되는 도중에 팩트체크에 가세한 매체는 뉴욕타임스, CNN, USA투데이, NBC, NPR, 로스앤젤레스타임스, CBS, 미국의소리 방송 등 미국 언론뿐만 아니라 영국 가디언을 비롯한 해외언론들까지 있었다.

이들 매체는 대통령 연설에서 나온 각종 근거와 숫자에 대해 실시간 사실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대통령의 국정연설 도중 미국 팩트체크 전문 '폴리팩트' 웹사이트는 폭주하는 조회 때문에 6분간 다운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어떤 것이 참이고 거짓인지, 전체 맥락이 무시된 채 부분적으로 발췌된 사실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할 수 있는지 등을 뉴욕타임스가 가동한 팩트체크 등을 기반으로 짚어봤다.

트럼프 "CNN, 미국밖 가짜뉴스 공급원"…CNN "우리 일은 뉴스 보도" (워싱턴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앙숙' CNN을 또다시 비난하고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미국에서는 CNN보다 폭스뉴스가 훨씬 더 중요한데도 미국 밖에서는 CNN 인터내셔널이 여전히 가짜뉴스의 주요 공급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우리나라를 세계에 아주 형편없이 대표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홍보팀 명의로 답글을 올려 "우리나라를 세계에 대표하는 것은 CNN이 아니라 당신의 일"이라며 "우리의 일은 뉴스를 보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bulls@yna.co.kr

▲ "대선 이후 제조업 20만개를 포함해 240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

= 숫자는 맞지만 맥락이 문제. 미국 경제는 2016년 대선 이후 매달 16만9천개의 일자리를 더했지만 이전 7년간 평균 18만5천개를 창출한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감소한 수준이다.

▲ "흑인(African-American) 실업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 팩트는 맞지만 역시나 맥락이 문제. 흑인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6.8%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지속되고 있는 경향으로, 과연 트럼프 대통령 첫해에 얼마나 큰 공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美 '킹 목사의 날'…더 커진 反트럼프 구호 [AP=연합뉴스]

▲ "수년간의 정체 끝에 마침내 임금이 오르고 있다"

= 거짓. 임금이 오르고 있는 것은 맞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재임 기간 마지막 때보다는 상승률이 낮다.

▲ "애플은 막 3천500억달러(한화 약 374조원)에 달하는 투자와 2만명의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 맥락이 중요. 애플이 3천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적어도 2천750억달러 규모는 이전 지출 경향을 지속하는 것이다. 새로운 투자는 370억달러(약 40조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 5년간 美경제에 380조원 기여…해외 현금도 대부분 송환 (베이징 AFP=연합뉴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향후 5년간 미국 경제를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3천500억 달러(380조 원)를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날 공식 언론 발표문을 통해 "미국 경제와 노동력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발표한다"며 이같이 밝히면서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도 국내로 들여와 추정 세금 380억 달러(40조 원)를 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지난 2016년 9월14일 뉴욕의 애플 매장 입구에 이 회사 대형 로고가 보이는 모습. bulls@yna.co.kr

▲ "많은 자동차회사가 미국 내에서 새 건물을 짓고 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수십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것들"

= 과장된 설명. 몇몇 자동차회사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새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의 확대를 발표했지만 수십 년 동안 없었던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도요타는 미시시피에 공장을 오픈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자동차 업계 취업자가 급증하지도 않았다. 실제로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줄었다.

▲ "우리는 이제 자랑스러운 에너지 수출국이다"

= 오해 소지가 있는 발언. 전체적으로 미국은 아직 에너지 순 수입국이다. 다만 2020년대에는 에너지 순 수출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1957년 이후 처음으로 2017년에 천연가스 순 수출국이 됐다. 그리고 석탄 순 수출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석유 순 수입국이다.

▲ "세 번째 축은 기술이나 가치, 우리 국민의 안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무작위로 영주권을 주는 비자 추첨제를 끝내는 것이다"

= 거짓. 비자 추첨제는 미국으로 낮은 이민율을 보이는 나라에 5만개의 비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무부의 가이드에 따르면 지원자는 반드시 고학력자이거나 최근 5년 중 2년간의 일자리 경험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하며 범죄 기록이 없어야 한다. 비자를 받는 이들은 수개월이 걸리는 백그라운드(배경) 체크도 통과해야 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 무슬림 여행자 입국금지 행정명령 항의 집회 [AP=연합뉴스]

▲ "연합군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가 장악했던 지역을 거의 100% 해방시켰다"

= 참이지만 맥락이 중요. IS가 이전에 그들이 장악했던 지역의 98%를 잃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장점을 수확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에 미군 주도로 1만3천 제곱마일의 영토를 회복했다.

▲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를 단행했다"

= 거짓.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하나도 없지만 이같은 주장을 계속할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감세가 경제 규모에 비해서나 연방정부 수입에 미친 영향이 가장 컸다. 최근에 통과된 감세안은 경제 규모와 비교할 때 미국 역사상 12번째 수준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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