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KT, 국회의원 '쪼개기' 방식 불법후원? 경찰, 압수수색(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1 14:20

수정 2018.01.31 14:20

경찰이 국회의원들을 불법 후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KT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월 3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KT 경기 성남 분당 본사와 서울 광화문 지사 등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
다. 경찰 수사관 20여명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불법 후원금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KT 임원의 개인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날 압수수색에 당혹해하며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법인이나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도 불법이다.

경찰은 KT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후원은 KT 관련 현안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와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KT 측은 조직적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금을 전달했고 KT 내부에서는 전무급과 부사장급 등 임원 40여명이 동원됐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KT 임원 등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KT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황창규 KT 회장이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평창동계올림픽때 선보일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 관련 홍보관 개관식을 진행중이어서 관련 임직원들 역시 당혹스러워했다.
황 회장은 개관식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으며 취재진의 압수수색 관련 질문에는 묵묵 부답으로 일관했다.

개관식 직후 KT 네트워크부문장인 오성목 사장은 “현재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KT가 평창 시범 서비스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점”이라며 압수수색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KT 관계자는 “경찰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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