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충돌 뒤 어색한 풍경 文 "MB 개막식 꼭 모셔라" MB "긍정검토한다 전해라"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참모들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하라고 지시하면서 “꼭 오도록 직접 초대장을 건네드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역시 "참석하겠다"고 응답했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방문해 평창올림픽 초청장을 직접 전달했다.
초청장을 직접 꺼내 읽은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진정한 말씀으로 초대해주셨다. 국가적 경사, 또 대한민국의 화합을 돕고 국격을 높일 좋은 기회"라며 "그런 의미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은 "참석하겠다"고 확답했다고 한 정무수석은 전했다.
한 정무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중히 예우를 갖춰서 (이 전 대통령이) 참석했으면 한다는 말씀드렸다. 이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을) 3번째 도전해서 유치했다. 그런 의미를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한 정무수석은 일축했다. 그는 "잘 통합하고 화합해서 (이 정부가) 잘 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하기로 했다”며 “국가적인 행사가 열리는데 전직 대통령이 정쟁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참석 의사를 시사했었다.
이 전 대통령이 참석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이 2년 3개월만에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2015년 11월 26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국회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했다.
한 수석은 이 전 대통령 외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도 초청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전직 대통령 가운데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전 대통령뿐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12·12 및 5·18 사건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이후 자격이 박탈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초청 대상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받지 못한다.
백민경·한영혜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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