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의시사전망대] "내가 벗겨봐서 아는데.." 강간 사건에 집착했던 부장검사

2018. 1. 3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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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30일 (화)
■대담 : SBS 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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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현 검사 폭로 하룻밤 사이에 입장 바뀐 법무부
- 안태근 "기억 안나…인사에 압력? 사실 아냐"
- 임은정 검사 감출 중단 압력 의혹 제기? 최교일, "기억나지 않는다"
- 문무일 엄정 처리 지시, 관련자들 모두 퇴직 후라 수사 진행 가능
- 법조계 성범죄 쉬쉬하고 윗선에선 막기에 급급한 모습 보여와
- 성폭력 사건 검사 "나이트 클럽가는 여성 2차 성관계 이미 동의하고 가는 것"이라 주장
- 남성중심 검찰 조직에서 내부고발? 꽃뱀 취급 당하는 경우 많아 

▷ 김성준/진행자:

어제(29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제기한 검찰 내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엄정한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성범죄 수사를 하는 검찰 조직 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진상조사는커녕 덮기에 급급했다. 또 인사상 불이익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 여론의 분노가 상당합니다. 검찰 취재하고 있는 SBS 박현석 기자 연결해서 관련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현석 기자.

▶ SBS 박현석 기자:

네. 검찰에 나와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검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 SBS 박현석 기자: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사실 지금부터 8년 전, 그러니까 너무 오래 된 일을 가지고 왜 갑자기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 이런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사장, 법무부 검찰국장이었죠. 검찰국장이 소속돼 있던 법무부는 오래 된 일이고 관련자들이 모두 퇴직해서 경위 파악이 어렵다. 그리고 또 서지현 검사가 인사상 불이익을 주장하는데 자기들이 살펴보니까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고 어제 이렇게 밝혔는데요. 어제 밤부터 또 논란이 커지고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가 되면서 오늘 입장을 크게 바꿨습니다. 

법무부는 일단 대검에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서 엄정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인사상 불이익 문제도 다시 한 번 철저히 살펴보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문무일 검찰총장 출근길에 기자들이 가서 물어봤는데요. 문 총장은 일단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진상조사를 철저하게 한 후에 결과에 상응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 또 피해 여검사, 서지현 검사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평안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남성, 여성, 그러니까 양성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검찰총장의 말이 실천에 옮겨질 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사건 당사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사장. 검찰국장 시절에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의 회식 건, 돈봉투 건 때문에 결국 면직이 됐었나요?

▶ SBS 박현석 기자:

예. 좌천이 되고 사표를 냈는데 안받아들여지다가 나중에 면직 처분이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본인이 사표를 내고 나온 건가요? 대표적인 이른바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가 됐었죠.

▶ SBS 박현석 기자:

맞습니다. 과거 박영선 의원이 검찰 내 우병우 사단이라고 명단을 밝힌 적이 있는데. 그 때 안 전 검사장도 명단에 들어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돈봉투 만찬,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만찬을 주최했던 인물이기도 하고요. 또 검찰이 세월호 수사를 할 당시에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과 수백 차례 통화를 해서 논란이 됐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안 전 검사장은 오래 전 일이고 술을 마신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는 주로 범죄 피의자들이 많이 하는 얘기인 것 같은데. 어쨌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이것 이상의 더 새로 나온 이야기는 없죠?

▶ SBS 박현석 기자:

예. 그 이상 안 전 검사장이 입장을 밝힌 바는 없는데. 어제 안 전 검사장의 입장도 오전과 오후가 조금 달랐습니다. 오전에는 당시 장례식장 동석자들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되면 다시 입장을 말할 테니 그 때까지는 실명 보도를 자제해 달라. 이렇게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요. 몇 시간 뒤에 오후에는 너무 오래 전 일이고 당시 장례식장에 가기 전에도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다만 그 일이 검사 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렇게 입장을 바꿨거든요. 기억은 나지 않지만 확인을 해보니 부인할 수가 없어서 이런 사과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불똥은 그 이후에, 일종의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검찰의 대응 쪽으로 넘어가는 것 같은데. 당시 이것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임은정 검사. 그 다음에 지금 임은정 검사의 말에 따르면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일종의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 둘 간의 얘기에 접점이 안 보이네요?

▶ SBS 박현석 기자:

맞습니다. 최교일 의원,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는데요. 자신은 기억도 안 나는 일인데 어제 왜 자신만 실명으로 보도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은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이었고. 임은정 검사의 얘기와는 많이 다른 얘기였습니다. 임은정 검사는 그 일이 일어났을 무렵에 자신이 법무부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당시 감찰본부에서 가해자, 그러니까 안태근 전 검사장과 추행 행위는 특정이 되는데 피해자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여검사인 임은정 검사에게 확인을 요청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임은정 검사가 두루두루 상황을 알아보고, 제보를 받고 서지현 검사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당시에는 서지현 검사가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서 검사와 통화를 한 이후에 당시 최교일 검찰국장이 자신을 호출했고, 올라갔더니 피해자가 괜찮다는데 왜 들쑤시냐고 소리를 질렀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뒤에 감찰본부에서도 이제부터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임 검사는 빠지라고 했고 이후 감찰도 중단됐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감찰 중단에 압력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놓고 최교일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고. 임은정 검사는 자신이 겪었던 일을 토대로 이 때 당시에 감찰이 이뤄졌었어야 했는데 윗선의 압력으로 인해서 감찰이 중단이 됐다. 이게 임은정 검사의 입장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서지현 검사가 또 검찰 내에서 성추행뿐만 아니라 성폭행까지도 있었다. 그런데 비밀리에 덮었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것도 수사에 들어가는 건가요? 수사나 또는 감찰에 들어가는 건가요?

▶ SBS 박현석 기자:

일단 검찰에서는 피해 당사자인 서지현 검사를 먼저 연락해서 그 당시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고요. 또 어제 서 검사가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던 성폭력 부분이라던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아는 게 있다면 감찰 쪽에 얘기를 해달라고 얘기를 하고 진술 조사에 나설 것으로 현재 전망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단 지금 문무일 총장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것은. 수사 단계가 아니라 내부 감찰이겠죠?

▶ SBS 박현석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진상조사는 지금 대검 감찰본부에서 키를 쥐고 진행하고 있는데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미 관련자들이 퇴직을 한 이후여서 감찰이라는 용어는 적절치가 않습니다. 다만 강제추행이라는 범죄, 직권남용이라는 범죄. 이런 혐의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할 수는 있는데요. 이 강제추행이라는 범죄는 사실 친고죄, 그러니까 피해자가 고소를 해야만 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범죄인 데다가. 고소할 수 있는 기간이 사실 경과가 됐습니다. 이미 오래 전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당장 강제추행 부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고요. 다만 인사상 불이익 부분, 그리고 감찰 중단 압력 부분은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서 이런 부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기본적으로 장례식장이고, 또 법무부장관도 마주 앉아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이런 추행이 벌어졌다는 사실. 이건 어느 조직에서도 참 납득이 안 될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검찰 조직 같이 범죄를 뿌리 뽑아야 하는 조직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사실 더 놀라운 일이거든요. 그동안 취재를 하면서 검찰 조직 안에서 성추행이라든지 성적인 범죄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 SBS 박현석 기자:

오래 된 일은 아닌데요. 서울 북부지법의 한 판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검사를 성추행했고, 그 여검사가 즉각 검찰 윗선에 보고하고 문제 제기를 해서 이 문제가 드러났던 적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검사들 간에, 판사들 간에 일어나는 추행이라던가 성범죄는 아무래도 조직 내부에서 쉬쉬하고 인사상에 책임을 져야 하는 윗선에서 막기에 급급한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 왔는데요. 그리고 어제 서지현 검사가 올린 글을 보면 조금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은 있습니다. 일부만 언론에 보도가 됐는데 심각한 내용들이 나머지 부분에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한 부장검사가 여성들이 나이트클럽에 갈 때는 2차 성관계를 이미 동의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강간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거나. 내가 벗겨봐서 아는데라는 식으로 유달리 강간 사건에 관심을 보인 부장검사도 있었고. 이 서 검사가 자기가 겪어보니까 차마 그 앞에서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서열, 그리고 남성 중심의 검찰 조직에서 내부에서 벌어진 성범죄를 문제 삼을 경우에 잘 나가는 선배 검사의 발목을 잡는, 이른바 꽃뱀 취급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어제 서 검사가 올린 글에 보면 적혀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기가 막힐 노릇이네요. 요즘은 젊은 검사들 세대에서는 여검사 숫자가 더 많은 경우도 있잖아요?

▶ SBS 박현석 기자:

예. 제가 정확하게 확인은 못했습니다만 여검사 비율이 과거보다는 훨씬 더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 검사들이 승진하고 나면 좀 상황이 나아지려나. 참 납득이 안 가는 일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 많이 했습니다.

▶ SBS 박현석 기자: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검찰에 나가 있는 SBS 박현석 기자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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