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첫날 '조용'..은행도 거래소도 "평소대로"
은행권 "기존 고객들, 이미 계좌 개설 마친 경우 다수"
거래소 측 "큰 혼란 없어. 기존 고객들의 실명 전환에 일주일 걸릴 듯"
◇NH농협·IBK기업·신한은행, 창구 한산…“평소와 다름없어”
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을 맺은 NH농협·IBK기업·신한은행의 영업점 창구는 이날 오전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를 보였다.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도입으로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투자금을 입금하려면 거래소가 거래하는 은행과 같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하지만 각 은행 영업점마다 신규 계좌 발급을 문의하는 고객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각 은행 측은 이날 오전 분위기를 “평소와 다름없다”고 전했다.
빗썸과 코인원의 주거래 은행인 NH농협은행 역시 이날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중구 명동점의 한 직원은 “가상화폐 거래용 계좌 개설을 하러 오는 고객은 아직 없었다”며 “소득 증빙 자료 제출 등 은행 계좌 개설 자체가 까다로워 계좌개설을 하기 위해 오더라도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역시 조용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빗썸 거래소에는 이날 오전 한 시간 동안 다섯명 안팎의 고객들이 드나들었다. 이 가운데에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있었다. 이날 오전 친구와 함께 빗썸 거래소를 찾은 한 40대 중국인 고객은 “친구가 가상화폐 투자를 해서 관심이 생겼는데 30일부터는 신규 거래가 가능할 줄 알고 찾아왔다”며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외국인이라 은행 계좌가 없어 거래는 하지 못하더라. 우선 거래소 가입만 했다”고 아쉬워했다.
빗썸 거래소 직원은 “신규 계좌 발급이 어려워진 이후로 거래소 방문 고객은 크게 준 상태다. 오늘도 평소와 같이 조용하다. 중장년 고객들만 종종 찾아 문의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비대면 고객센터는 하루 평균 상담건수가 1만~2만건 수준인데 이날 오전의 경우 문의가 평소보다 늘었지만 혼잡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나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도 사정은 비슷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실명 전환하려는 고객들이 크게 몰리는 수준은 아니다. 기존 고객들이 전환하는 데 한 일주일 정도 걸리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첫날 은행 창구나 거래소에 혼란이 적은 이유로 관련 정부 발표가 이어져 미리 신규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체감상 오늘보다 지난주와 어제 방문한 고객이 더 많은 듯하다”며 “초단타 거래가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로서는 발 빠르게 계좌 개설을 끝내고 오늘은 거래소와 연계시키는 작업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미성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개 은행 중 한 곳에 이미 계좌를 가진 고객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선 행원 입장에서는 실명제 이전과 이후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고객센터의 혼잡을 다소 우려했으나 예상과 다르게 평소와 비슷한 정도”라며 “거래소에서 사전에 기존 고객들에게 충분히 해당 제도 변화를 알렸고 고객들도 잘 알고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기보다 비대면 계좌 개설을 이용하는 투자자가 더 많았을 가능성도 있다.
전상희 (jeon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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