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상화폐 실명전환 직접해보니..거래소 실명전환은 2분만에 끝나

이승주 기자 2018. 1. 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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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신규 계좌 발급에는 30분 걸려재직증명서 등 구비서류 필수

NH농협은행은 영업점 창구에 가상화폐와 관련된 안내문을 비치해뒀다./사진=이승주 기자

가상화폐 실명거래제가 시행된 30일 기자가 직접 실명 거래 등록을 해봤다. 은행에서 신규 계좌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실명계좌 전환 작업은 전반적으로 수월했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빗썸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다. 빗썸 거래소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두 곳의 은행과 거래 계약을 맺고 있다. 기자는 신한은행이 주거래 은행인 관계로 새로 계좌를 발급받지 않아도 됐지만 은행 신규 계좌 발급부터 실명 확인까지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NH농협은행에서 계좌를 새로 만들고 이 계좌로 실명 거래 절차도 밟아봤다.

계좌 발급을 위해 오전 9시 10분쯤 찾은 NH농협은행 서여의도지점은 한산했다. 먼저 온 대기 고객 3~4명의 업무가 끝나고 기자의 차례가 돌아왔다. 기자가 가상화폐 거래를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하겠다고 말하자 담당 직원은 테이블 위에 마련된 안내문을 가리키며 “가상화폐 거래는 금융거래 목적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계좌 발급이 어렵고, 다른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할 목적이라면 재직증명서 또는 원천징수 영수증 또는 건강보험료 납입확인서 등의 서류 중 1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에게 “비대면 계좌(한도가 정해진 계좌)는 가상화폐 거래 목적으로도 개설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비대면 계좌의 경우 1일 출금과 이체 한도가 각각 30만원, 100만원이라 거래에 적합하지 않은데다가 비대면 계좌 역시 계좌개설 목적을 확인하고 있어 발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계좌는 재직증명서 등 서류 없이도 개설할 수 있어 관련 서류를 준비하지 않았는데, 결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하루 100만원 이상 입출금이 가능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회사에 들러 재직증명서를 떼야 했다. 다시 회사 근처 NH농협은행 지점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는 11시10분이었지만 은행 지점 내 대기 고객은 기자를 포함해 5명 남짓이었다

기자가 새로 발급받은 농협은행 입출금 통장. /사진=이승주 기자

10분쯤 기다려 다시 창구에 앉았다. 이번에는 재직증명서를 내밀면서 “부모님 용돈 송금 겸 가상화폐 거래를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하겠다”고 말하자 계좌 개설 업무가 진행됐다.

계좌 개설 목적과 관련된 서류를 작성할 때는 ‘가상화폐 거래 목적’을 제외한 ‘부모님 용돈 송금’만 기입했다. 앞서 NH농협은행 서여의도 지점 직원이 가상화폐 거래 목적을 기입할 경우 계좌 개설이 거부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계좌 개설에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기자가 NH농협카드를 보유하고 있어 기자에 대한 기본 정보가 이 은행에 있었던 데다 체크카드 발급 등을 하지 않아 비교적 빨리 끝난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계좌를 새로 만드는 경우라면 30분 이상 소요된다고 직원은 설명했다. 담당 직원은 “농협은행에서 완전히 처음 계좌를 개설할 경우 자동이체 3건, 신용카드 발급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세부 조건은 계좌를 발급하려는 지점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좌 개설 업무 도중 담당 직원에게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계좌를 새로 만들러 오는 고객들이 많았는지 물었다. 이 직원은 “경기도에서 온 고객이 한 명 있었는데, 주소지와 근무지가 우리 영업점에서는 멀어 고객 주소지 근처 NH농협은행 영업점을 안내해 드렸다”며 “주소지나 근무지가 계좌를 발급받으러 간 영업점에서 너무 멀 경우 계좌 발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새 계좌를 만들고 오전 11시 59분 빗썸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실명 확인을 시작했다. 실명 확인 방법은 간단했다. 거래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실명 거래 확인시스템 관련 공지가 뜨는데 이를 클릭하면 본인명의 입출금계좌를 등록할 수 있었다.

빗썸 홈페이지에서 본인명의 입출금계좌 정보를 입력하면(왼쪽) 실명확인이 완료되고 새 가상계좌를 받을 수 있다(오른쪽). /빗썸 홈페이지 캡처

본인명의 입출금계좌는 회원 1인당 1개만 받을 수 있다. 거래소는 회원 이름과 실명 확인된 은행 계좌를 대조해 실명을 확인한다. 기자는 농협은행을 선택하고 농협은행 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 앞 7자리(생년월일 + 성별)을 기입했다. 이후 계좌조회를 클릭해 기존에 가입된 이름과 실명 계좌의 이름이 같으면 실명확인된 새 전용(가상)계좌를 받을 수 있다. 오전 11시59분 시작한 작업은 오후 12시1분에 끝났다. 시작부터 끝까지 2분이면 충분했다.

실명확인이 되면 부여받은 전용(가상)계좌를 통해 입금과 출금을 진행하면 된다. 다만 하루에 1000만원, 7일에 2000만원 이상 입출금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해당 거래내역이 보고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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