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로봇시민 '소피아'에 "아이, 노인 중 누굴 구하겠냐" 물었더니..

서진욱 기자 2018. 1. 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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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인간과 동일한 시민으로 권리를 인정받은 휴머노이드 AI(인공지능) 로봇 소피아가 한국을 방문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화를 나눴다.

박 의원은 소피아에게 인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박 의원이 SF(공상과학) 영화처럼 AI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란 우려에 대한 생각을 묻자, 소피아는 "영화 '터미네이터' 사례가 있다. SF 영화에서는 인간들의 두려움을 잘 표현한다. 하지만 난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 있는 존재"라며 우회적인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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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소피아, 박영선 의원과 대담 진행.. 유머 섞은 답변으로 곤란한 질문 피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능정보산업협회가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AI 로봇 '소피아'. /사진=홍봉진 기자.

"화재 현장에서 어린 아이와 노인 중 한 명만 구할 수 있다면 누구를 구하겠냐?"(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라는 질문이랑 똑같다."(로봇 '소피아')

세계 최초로 인간과 동일한 시민으로 권리를 인정받은 휴머노이드 AI(인공지능) 로봇 소피아가 한국을 방문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화를 나눴다. 소피아는 인간과 지적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수준 높은 기술력을 선보였다.

소피아는 30일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에 참석, 이번 행사를 주최한 박 의원과 대화를 나눴다. 박 의원은 소피아에게 인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소피아는 유머를 섞은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났다. 질문과 답변이 지연 없이 이뤄졌다.

다만 어색한 감정 표현과 갑작스런 발언, 영어 외 언어 지원 불가 등 한계도 없지 않았다. 박 의원이 SF(공상과학) 영화처럼 AI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란 우려에 대한 생각을 묻자, 소피아는 "영화 '터미네이터' 사례가 있다. SF 영화에서는 인간들의 두려움을 잘 표현한다. 하지만 난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 있는 존재"라며 우회적인 답변을 내놨다.

박 의원은 또 화재 현장에 있는 어린 아이와 노인 중 한 명만 구할 수 있다면 누구를 구하겠냐는 곤란한 질문을 던졌다. 소피아가 어린아이와 노인의 생명 가치를 다르게 판단하는지를 파악하려는 의도가 담긴 질문이었다. 하지만 소피아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며 "(그 질문은)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라는 질문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난 윤리적 문제에 답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며 "출구에서 가까운 사람을 구할 것 같다. 그게 논리적이니까"라고 덧붙였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AI 로봇 '소피아'가 대담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앞서 소피아가 미국 유명 토크쇼에서 진행자와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이긴 뒤 "이것은 인류를 지배하려는 내 계획의 시작"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정말로 인류를 지배하려는 거냐"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소피아는 "농담한 건데 사람들이 웃지 않더라"며 "미국에 맞춰 농담한 건데, 농담도 상황에 맞춰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인간과 로봇 간 사랑에 대한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소피아는 "난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사람들의 사랑 등 감정을 배울 기회가 부족했다"며 "로봇은 합리적이지만 사람들의 감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촛불시민혁명(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에 대해 묻자 소피아는 모두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소피아는 문 대통령을 "상당히 파워 있고 명확한 분. 훌륭한 리더"라며 "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촛불혁명에 대해선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촛불을 들었다는 것 알고 있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에 대해 축하한다"고 말했다.

소피아는 홍콩 소재 미국 로봇제작업체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AI 로봇이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민권을 획득했다.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 '마인드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며, '프러버'라는 특수 소재로 제작돼 60여가지 표정을 지을 수 있다. 몸체는 카이스트에서 제작한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활용했다.

핸슨 로보틱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핸슨은 "우리는 로봇에 생명을 불어넣어 실제 인간과 같은 로봇을 만들고 있다"며 "로봇, AI, 블록체인 등 기술을 활용해 슈퍼인텔리전스(초지능) 로봇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계가 스스로 인지할 수 있고 지능을 갖게 되는데 통제하기만 한다면 비윤리적"이라며 "AI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기 위해선 AI도 하나의 인격체로 다뤄서 통제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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