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Mobile] 불붙은 AI 스피커 경쟁.. 본 게임은 '음성 쇼핑'

이승우 2018. 1. 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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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쇼핑 기능 입혀 수익화 시도
아마존 '에코' 선두 속 구글 도전장
국내선 네이버·카카오·SKT 등 각축

[ 이승우 기자 ]

아마존, 구글 등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주도하는 업체들이 AI 스피커에 커머스 사업을 접 목하면서 본격적인 수익화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이 쓰는 ‘생활 밀착형’ 기 능인 데다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에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스피커 보급 에 주력하던 네이버와 카카오 등 한국 업체도 쇼핑 서비스를 접목하고 나섰다.

아마존·구글, 음성 쇼핑 주도권 경쟁

2014년 세계 최초로 AI 스피커 ‘에코’를 내놓은 아마존은 미국 스마트스피커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답게 일찌감치 음성으로 물건을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문 업체인 라이브퍼슨이 조사한 결과 에코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알렉사를 통해 음성 쇼핑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자사 커머스 플랫폼 ‘구글 익스프레스’를 AI 스피커에 접목했다.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음성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구글은 선두 업체인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해 다양한 유통업체와 잇따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초 오프라인 유통시장 강자인 월마트와 제휴한 것이 대표 사례다. 지난달에는 이(e)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이베이와 협력을 맺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이베이 상품을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아마존과 구글이 AI 시장을 넘어 커머스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은 2014년 10월 “구글의 최대 경쟁자는 빙이나 야후 같은 검색 서비스가 아니라 아마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구글은 쇼핑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등 아마존으로부터 쇼핑 검색 주도권을 빼앗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구글의 상품검색 점유율은 36%로 전년 대비 8%포인트 증가했다. 아마존의 상품검색 점유율은 55%에서 49%로 줄었다.

커머스 플랫폼이 없는 애플은 아마존 및 구글과의 AI 플랫폼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2011년 일찌감치 AI 음성 비서 ‘시리’를 선보였지만 후발 주자인 아마존과 구글에 역전당했다. 스마트스피커 ‘홈팟’을 발매할 예정이지만 소비자의 관심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구글 홈이나 에코와 비교해 별다른 차별점이 없고 쇼핑 기능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CNBC는 “애플이 AI 시장에서의 경쟁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커머스 플랫폼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C는 이런 이유로 애플이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형 소매업체 등과 협력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네이버·카카오도 커머스 기능 강화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미국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다. 아직까지 음성 인식을 통한 정보 제공, 음악 재생 등 기본적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AI 스피커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생활과 밀접한 기능을 얼마나 다양하게 제공하는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SK텔레콤, KT 등은 AI 스피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부터 AI 음성비서 ‘누구’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연계해 음성 명령만으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KT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G마켓, 옥션, 롯데닷컴 등 온라인몰과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올해 안으로 음성 쇼핑을 지원할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최근 커머스 플랫폼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 커머스 플랫폼 강화 전략을 통해 AI 기술 고도화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쇼핑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이달부터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를 통해 음성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체 개발한 이미지 인식 기술 ‘스코픽’을 적용해 이미지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쇼핑렌즈’를 선보였다. 상품 이름을 몰라도 직접 찍은 사진이나 저장해둔 이미지로 검색하면 해당 상품을 파는 쇼핑몰로 연결해준다.이용자의 이용 패턴을 기반으로 개인에게 맞춤형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에이아이템즈(AiTEMS)’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도 최근 카카오톡에서 커머스 플랫폼을 전면에 배치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했다. 카카오톡에서 ‘더보기’ 탭을 누르면 ‘소문내면 할인’ ‘톡 스토어’ ‘선물하기’ 등 쇼핑 서비스를 최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 상품을 보고 주문,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이용해 잠재 고객을 찾아내는 ‘카카오 광고’ 플랫폼도 최근 도입했다. 위치 정보를 활용해 매장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신상품 홍보 메시지나 쿠폰을 발송하는 방법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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