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제출도 안한 고위 인사 자녀 합격"..'신의 직장' 채용 비리 실태

세종=전슬기 기자 2018. 1. 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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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90개의 중앙·지방 공공기관과 유관단체의 과거 5년간 채용을 점검한 결과, 이중 79%인 946개 기관에서 총 4788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한식진흥원은 서류를 제출하지도 않은 고위 인사 지인의 자녀를 특별 채용하기도 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아예 고위 인사의 지시로 특정인을 합격자로 내정했고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인사위원회에서 특정인 채용이 부결되자 고위 인사의 지시로 다시 위원회를 개최해 불합격자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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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개 기관 특정인 위해 채용 계획과 점수 변경

조선일보DB

정부가 1190개의 중앙·지방 공공기관과 유관단체의 과거 5년간 채용을 점검한 결과, 이중 79%인 946개 기관에서 총 4788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경찰에 수사 의뢰한 중앙 공공기관 기관장 8명을 포함해 총 197명을 해임, 업무배제, 퇴출하기로 했다.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공기관의 채용에서 드러난 백태를 소개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특정인을 위해 채용 후보자의 추천 배수를 변경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고위 인사의 지시로 면접 위원을 내부 위원으로만 편성한 후 특정인을 위한 단독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식진흥원은 서류를 제출하지도 않은 고위 인사 지인의 자녀를 특별 채용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은 서류 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해 특정인을 합격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면접 전형에서 면접위원 전원이 점수를 몰아줘 같은 사람을 채용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아예 고위 인사의 지시로 특정인을 합격자로 내정했고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인사위원회에서 특정인 채용이 부결되자 고위 인사의 지시로 다시 위원회를 개최해 불합격자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항공안전기술원은 면접 위원이 아닌 고위 인사가 면접장에 들어와 특정인에게 유리한 질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고위 관계자의 자녀를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면접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면접 점수를 내정 순위에 맞도록 변경하기도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가점 대상자에게 가점을 부여하지 않고 탈락시킨 후 지역의 유력 인사의 자녀를 채용했다.

지방 공공기관에도 채용 비리가 만연했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은 경영 악화라는 이유로 직원을 권고사직하도록 종용하고서는 해당 업무에 다른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은 비위자를 의원면직한 후 다시 채용했다가 적발됐다.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이미 내정자를 정해두고 채용공고를 냈다가 적발됐다.

대구시설공단은 '관련 업무 3년 이상'이라는 경력직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지원자를 채용했다. 문경관광진흥공단과 세종도시교통공사, 용인문화재단, 제주4·3평화재단, 창원시시설관리공단, 화성도시공사, 화성시인재육성재단 등도 자격 요건에 미달하는 지원자를 뽑았다가 적발됐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서류전형 합격자를 15배수 선정하도록 했지만, 15배수를 넘는 지원자가 최종 합격하도록 했다.

공직유관단체도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허위경력의 경력직 연구원을 채용했으며, 국립합창단은 전 예술감독이 부지휘자에게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도 정규직 공개채용 때 공고와 다르게 선발 배수를 적용하고, 공개채용 절차 없이 정규직 2명을 추가 채용했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는 전임 이사장 2명이 청탁을 통해 특정인 채용을 강요했다. 군인공제회는 전임 임원의 자녀를 조건에 맞지 않음에도 채용했다가 적발됐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도 센터장의 지시로 전 직장 출신을 특혜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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