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가상화폐 해킹 '후폭풍'..거래소·금융당국 안일한 대응 '도마'

방성훈 2018. 1. 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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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80억엔(약 5648억원), 26만명에 달하는 피해액과 피해자가 발생한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 해킹의 후폭풍이 거세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이날 해킹 피해자 26만명에 대해 보상을 약속하며 보상액으로 460억엔(약 4480억원)을 제시했다.

아울러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해킹에 대비해 인터넷에서 차단된 '콜드월렛'이라는 곳에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것과는 달리, 코인체크는 '핫월렛'에 가상화폐를 보관해 온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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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만 투자자, 거래소 약속에도 보상 못받을까 '발 동동'
코인체크 홈페이지·트위터 등에 이틀째 비난글 쇄도
'부실한 대응'에 '조작설'까지..가상화폐 투자 위축 우려도
/코인체크 트위터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무려 580억엔(약 5648억원), 26만명에 달하는 피해액과 피해자가 발생한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 해킹의 후폭풍이 거세다. 거래소 측이 피해자들에게 금전 보상을 약속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어서다.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거래소의 부실한 보안 관리 실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이날 해킹 피해자 26만명에 대해 보상을 약속하며 보상액으로 460억엔(약 4480억원)을 제시했다. 넴 1단위당 88.549엔으로 환산한 금액으로 거래소 보유분 등은 제외됐다.

해커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잡아내더라도 돈을 되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거래소가 자기자본 등을 재원으로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자금여력이 충분한지 확인되지 않은데다, 아직 보상 시기와 절차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할 수 있으며, 거래소가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체크는 전날인 27일 자정께 “가상화폐 중 하나인 넴(NEM) 580억엔어치가 사라졌다”면서 가상화폐 엔화 인출 및 거래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막대한 파문을 일으켰다.

해킹 피해는 전적으로 코인체크 측의 부실한 대응 탓으로 확인됐다. 우선 해킹이 26일 새벽 3시 경부터 시작됐음에도 코인체크는 8시간이 지난 같은 날 오전 11시가 다 돼서야 거래를 중단시켰다. 해커가 이 시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가상화폐를 빼내갔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화를 부추기고 있다.

아울러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해킹에 대비해 인터넷에서 차단된 ‘콜드월렛’이라는 곳에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것과는 달리, 코인체크는 ‘핫월렛’에 가상화폐를 보관해 온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외에도 코인체크는 암호코드에 대한 복수 분할 관리 등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투자자들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도 코인체크 홈페이지와 트위터 등에는 거래소를 비난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선 내부 조작설도 나온다. 혹시라도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금융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은 지난 해 초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제를 도입했다. 코인체크는 지난 해 8월 등록을 신청했으나 인가는 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일본 금융청은 등록 전에도 거래소들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코인체크는 연예인을 앞세운 TV광고 등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몸집을 불렸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해킹 위험을 간과한 것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일본 금융청은 사건 발생 이후 코인체크의 일부 거래를 중지시키고, 해킹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 관리 체계 점검 및 근본적인 대책 마련 등 업무개선 명령을 내렸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서도 시스템 재점검을 주문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뒤늦은 대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번 해킹 사건은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주도한 일본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투자 냉각 등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 공격 위험을 줄이기 위한 무수한 노력에도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얼마나 취약한 상황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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