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로 주문하면 반말로 주문받고 반만 드립니다"

채혜선 2018. 1. 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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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의 의미가 퇴색해가는 요즘이다. 한쪽의 서비스 정신을 지나치게 요구한 이 말 때문에 많은 이들이 피해를 봤던 탓일까. 요새는 양쪽의 책임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27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말로 주문하면 반말로 주문받는다"는 문구가 적힌 한 카페의 안내문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손님과 직원은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다. 직원도 누군가에겐 '귀한 자식'이란다. 직원을 함부로 대하지 말란 뜻이다. 안내문에서 "반말로 주문하면 주문한 음료가 반만 나온다"는 말도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 인스타그램]
이를 본 네티즌은 "좋은 아이디어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현장에 제대로 스며들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직원 교육을 할 때 반말하는 손님에게는 '반말을 해야 한다'고 확실히 가르쳐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사진 인스타그램]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는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유행하기도 했다. SNS에서 이 같은 안내가 붙어있는 가게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이 티셔츠를 직원 복장으로 선택한 한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똑같은 사람이고 인권이 있으니 이에 맞게 대우해달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알바몬 광고 영상 캡처]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2996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7.5%는 '진상 고객 등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가 많아 안전 위험을 느꼈다'고 답했다. 과거 알바몬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스트레스 1위는 '인격적 모독'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문구가 온라인에서 잊을 만하면 나타나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은 여전히 현장에서 '귀한 자식'으로 대접받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 대신 "모두가 귀한 자식"이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 담긴 이 말이 좀 더 널리 퍼져야 하겠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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