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속적 누전, 조치 없었다"..소방점검도 병원이 담당

최형원 2018. 1. 2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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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세종병원의 전기설비 점검 결과를 입수해서 분석해봤더니, 건물에서 지속적으로 누전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위험요인이 뻔히 드러났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또 매달 받았다는 법정 소방점검 역시 형식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최형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말 실시된 세종병원의 전기설비 점검 결과 기록표입니다.

병원 1층의 매점 입구 간판 등에서 누전이 발견됐습니다.

전선 손상이 원인입니다.

6층 식당에서도 누전 차단기가 작동했는데, 이번엔 콘센트에 물기가 침투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지난달 이뤄진 점검에서도 병원과 요양병원 두 곳 모두 누설 전류가 측정됐습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누전 위험성이 감지됐지만, 병원 측은 매달 정기 점검을 받는 것 외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소방점검 역시 부실하긴 마친가지였습니다.

불이 나기 불과 보름 전에 실시된 소방점검 결과도 모두 양호 판정입니다.

이 같은 점검 결과는 한 소방시설관리업체 명의로 돼있지만 실제 점검은 병원 직원이 직접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세종병원 소방점검업체 관계자 : "점검표는 제가 드린 게 맞습니다. (점검)기록은 병원 과장님이 하셨고요. 저희는 도와드리는 거죠."]

문제는 이런 식의 소방점검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연면적 5천 제곱미터 미만, 스프링클러가 없는 건물은 누구나 점검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방업계 관계자 : "여러가지로 간단하고 내가 봐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는 거다라고 했을 때는 (건물) 안전 관리자가 할 수도 있고. 법적으로 하자는 없어요."]

형식적이고 허술한 안전 관리 관행이 이번에도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최형원기자 (roedi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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