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블록체인협회 출범..자율규제 보완 등 가상화폐 제도화 '잰걸음'

배근미 기자 2018. 1. 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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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배근미 기자]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협회 창립기념식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진대제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국블록체인협회가 26일 창립기념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등 66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출범식을 기점으로 협회는 향후 블록체인산업기술 발전과 거래소 자율규제 마련을 통한 가상화폐 제도화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블록체인, 21세기 산업 핵심될 것…생태계 조성” 청사진 제시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블록체인협회 창립기념식에서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초대 회장과 자율규제위원장으로 각각 선임됐다. 진대제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제2의 반도체이자 인터넷 혁명”이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21세기 미래산업의 핵심 분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논쟁이 뜨거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가 분리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직접적인 답을 드릴 수는 없으나 우리 블록체인산업 미래에 가장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찾아 나갈 예정”이라며 “당장 일본의 경우 가상화폐를 주식처럼 취급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디지털 토큰처럼 취급하는 부분 역시 우리 실정에 맞는 방향으로 연구해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하진 자율규제위원장 역시 이같은 의견에 힘을 보탰다. 전 위원장은 “현재 1400여종을 넘어선 신규 가상화폐의 등장은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을 의미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는 거래 수익을 목적으로 한 영업장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홍보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는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묻지마식 투자’ 우려 속 고강도 정책도 비판 “ICO 기능 살려야”

이 자리에서는 최근 묻지마식 투자를 통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고강도 정부 정책에 대한 쓴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전 위원장은 “거래소 폐쇄 문제는 지금 정부가 블록체인 생태계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현재 빠져있는 ICO 기능 역시 갖고 있어야 블록체인 업계에 건전한 자본 기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에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고 돈을 투자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돈이 벌린다니 투자한 것 아니겠냐”라고 꼬집은 뒤 “그렇다고 정부가 개인의 투자 행태에 대해 너무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골동품에 대한 가치 판단은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어 “과거에도 카톡을 검사한다고 하니 텔레그램에 대한 풍선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며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이용해 생태계를 전환하는 과정에 하나의 역할을 하는 거래소가 없다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만약 거래소를 폐쇄하게 된다면 당연히 풍선효과는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자율규제 보완 틀 마련키로…신규 상장 유보는 ‘계속’

협회는 우선 가상화폐 제도권 편입의 일환으로 자율규제안에 대한 보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들이 이용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하는 시스템(프로세스)와 내부보안 시스템에 대한 최소요건, 자금세탁 방지규정 등이 마련될 전망이다. 진 회장은 “조만간 블록체인 산업발전위원회와 자율규제위원회가 꾸려질 예정인데 현재는 이 두 가지가 아주 잘 정립된 수준은 아니다”라며 “상반기 중으로 자율규제의 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율규제 보완 방향에 대해 전 위원장은 “과거 IT버블 당시 경험을 토대로 산업 생태계가 잘 돌아갈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참여자들이 합심해 현재의 광풍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이를 통제하고 안정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자율규제안 발표 당시 밝힌 신규코인 상장 유보 역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공동대표는 “현재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투기 열풍이 (온전히) 가신 것이 아닌 만큼 신규상장을 통한 시장 활성화 등은 현재 고려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라며 “(상장 재개까지는)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협회 창립기념식에서 정찬우 빗썸 피해자대책위 위원장이 빗썸의 정보유출과 거래중단 등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편, 이날 출범식 도중 가상화폐 피해자 대책위원회 측에서 빗썸 해킹 사태에 대한 항의에 나서 행사가 잠시 중단되는 소동을 빚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찬우 피해자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거래소만 믿고 돈을 투자했다 피해를 보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등 (가상화폐와 관련해) 여러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거래소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은 물론 앞으로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블록체인협회에서도 적극 동참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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