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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무서워"…전세보증보험 가입 급증

손동우 기자
입력 : 
2018-01-26 16:05:04
수정 : 
2018-01-26 16: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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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만4천명 가입…80%↑, 지난달 가입자만 1만명 넘어
갭투자 급증·지방 집값 약세 등 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 점증
2월부터 집주인 동의 없이도 보증상품 가입할수 있어
보증 한도, 최고 7억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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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주물량이 전년보다 36% 이상 늘어난 동탄2신도시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매경DB]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돌려주는 보증 상품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자가 1년 만에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방 집값이 하락 추세인 데다 수도권도 일부 신도시의 입주 폭탄 우려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보증상품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HUG에 따르면 2017년 한 해동안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하 반환보증) 상품 가입 건수는 4만3918건, 총 보증금액은 9조493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가입 건수(2만4460건)와 보증금액(5조1716억원)보다 80% 증가한 규모다.

반환보증이란 전세계약이 끝났을 때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전세보증금의 반환을 HUG가 책임지는 보증 상품이다. 계약이 끝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도 집주인이 다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제때 돌려주지 못하거나, 집값이 전세금보다 떨어져서 집을 팔더라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2013년 9월 출시된 HUG의 반환보증 상품은 2014년과 2015년만 해도 연간 가입자가 각각 5884명, 394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6년에 큰 폭으로 가입자 수가 뛰더니 작년에도 급등세가 이어졌다. 월별로 따져봐도 작년 초만 해도 한 달에 3700명 정도 가입했는데 12월엔 무려 1만291명이 가입했다.

반환보증 가입자가 급증한 이유는 세입자들이 '깡통전세'에 대해 상당히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전세를 끼고 집을 여러 채 사는 '갭투자'가 유행하면서 집값이 떨어질 경우 갭투자자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경기가 양극화되면서 지방 집값이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1월 1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0.83% 하락했다. 특히 작년 말부터는 매주 0.03~0.07%씩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방에서도 조선업 등 기반산업이 불황에 빠진 거제(-11.94%) 창원(-10.59%) 등 경남권은 부동산 경기가 붕괴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상황이 좋았던 수도권 신도시도 올해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어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3만9553가구로 지난해(38만3648가구)보다 14.6%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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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규모 택지지구를 조성 중인 경기도는 지난해보다 26.2% 증가한 16만199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동탄2신도시 등이 있는 화성시는 3만1776가구(전년 대비 36.6% 증가), 용인시 1만5676가구(전년 대비 130.8% 증가), 평택시 8973가구(전년 대비 16.4% 증가) 등이 올해 입주할 것으로 집계됐다. 반환보증 상품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전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약 5%에 불과하다는 게 HUG 설명이다. 보증 상품을 가입할 때 집주인 동의를 얻는 절차가 있어 집주인이 꺼리면 가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2월부터 보증 상품 가입 시 집주인 동의 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 세입자 주거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가입 대상 보증금 한도는 수도권은 기존 5억원에서 7억원으로, 지방은 기존 4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린다. 부부 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나 다가구·다자녀, 편부모 등에게 주어지던 보증료 할인폭도 기존 30%에서 40%로 확대한다.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보험료는 아파트는 0.128%다. 빌라·다세대·단독·오피스텔 등 아파트 외 주택은 0.154%다. 전세보증금이 1억원이라고 하면 10만원 정도만 내면 되는 셈이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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