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시대? 음악서비스에 국한..연동 서비스 아쉬워

김범수 기자 2018. 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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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2016년 9월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하자마자 구매한 직장인 강현수(33)씨는 “처음에는 여러 기능을 써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음악 듣기, 날씨확인과 알람 외에는 별다르게 사용하지 않는다”며 “스마트폰으로 하던 일을 음성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사용 범위가 넓지 않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와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 /각 사 제공

한국 최초 AI 스피커 ‘누구’ 출시 이후 KT의 ‘기가지니(셋톱박스·스피커)’, 네이버(NAVER(035420))의 ‘웨이브’와 ‘프렌즈’, 카카오(035720)의 카카오 미니 등 연달아 많은 제품이 출시됐다. 하지만 사용 용도는 아직 ‘음악 듣기’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체별로 가장 많이 쓰이는 기능은 단연 ‘음악 듣기’ 서비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별로 정확한 비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KT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음악 듣기’ 이용 빈도가 높다고 밝혔다. 셋톱박스와 연계된 KT만이 TV와 직접 연동되는 기능이 있어 음악 듣기 기능보다 비중(23%)이 조금 더 컸지만 음악 듣기 비중도 22% 가량을 차지했다.

음악 듣기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멜론’으로 연동되고 네이버는 자체 음악 서비스 ‘네이버 뮤직’, KT는 ‘지니뮤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통신사와 연계 할인되거나 스피커 구매 시 음악 서비스 이용권 구매가 포함되는 형태다. KT를 제외한 3개 회사는 압도적으로 높았고 KT 역시 TV 사용 명령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길 찾기, 날씨 확인과 알람 순이었다. 길 찾기의 경우 SK텔레콤 제품은 T맵과 연동되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지도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한 메시지 확인·전송 서비스 활용도가 비중 있게 나타났다.

네이버 ‘프렌즈’를 쓰고 있는 직장인 김민재(32)씨는 “구매하면서 이런저런 연동기능을 살펴봤는데 통신사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가입해야 해서 응용력이 떨어진다고 느꼈다”며 “연동 가능한 가전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실상 기본 기능이 있는 음성명령 스피커를 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AI 시대’를 표방하며 상품화한 가장 대중적인 AI 가전이지만 사용자가 상상했던 영화 같은 AI 환경을 제공해주지는 못하는 셈이다. 반면 글로벌 업체들은 수천개의 제품과 연동 가능한 AI 플랫폼을 자랑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은 세계 시장에서 AI 플랫폼 표준으로 부상하며 여러 회사가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구글은 가전(LG전자 등)은 물론 각종 플러그(삼성전자 등), 보안용 폐쇄회로TV(CCTV), 각종 컨트롤러, 전자 잠금장치 등 1500개 기기와 연동되는데, 지원 브랜드만 200개가 넘는다. 아마존도 약 1200개 파트너 회사를 통해 4000개 제품이 알렉사와 연동 가능하다고 CES 2018을 통해 알렸다.

국내 업체는 네이버가 LG전자, LG유플러스, 코웨이 등과 연계해 약 20개 제품과 연계된다. 네이버는 최근 ‘클로바 익스텐션 키트(CEK)’로 여러 업체가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를 사용하도록 개발자 툴을 공개해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대자동차(제네시스 G70), GS건설과 포스코건설 합작 시범 서비스 등을 선보여 연동범위가 좁은 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 역시 네이버처럼 개발자 도구를 공개해 협력사를 늘려갈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위닉스, SK매직, LG전자 등과 손을 잡았다.

국내 업체는 현재 한국어 기반 서비스에 국한돼 있어 사실상 사용자가 느끼기에 연동되는 서비스가 적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IT 업체들이 영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파트너를 다양하게 섭렵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네이버, 카카오, 삼성 등이 각자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실제적인 협력이 어려워 글로벌 업체가 한국어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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