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스 '실소유주' 실체 접근?..통화내용 분석

이지선 2018. 1.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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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앞서 두 리포트를 보셨지만 워낙 내부자들 간의 대화라서 선뜻 이해하시기 어려울 겁니다.

저희들도 어렵습니다.

음성 파일을 다시 들어보면서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이지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녹음파일들을 들어보면 이시형 씨가 이동형 씨, 사촌 형을 축출하려는 정황이 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이것도 사촌 간의 어떤 권력 다툼? 이렇게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네, 겉으로 드러난 대화 내용만 보면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다스의 조직을 들여다보면 해석이 좀 달라집니다.

이 통화가 이뤄진 2016년 7월 당시, 이시형 씨는 다스의 전무로 있었고 이동형 씨는 이시형 씨의 몇 단계 위 상사인 총괄부사장으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회장이었죠.

그런데 전무인 이시형 씨에게 조직을 장악하고 회장 아들을 강등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단순한 내부 권력다툼이 아닌 그야말로 이시형 씨가 다스를 장악한 '실권자'였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 앵커 ▶

그렇군요.

이시형 씨가 지금 나와 있는 세 사람 중에서는 위계 구조상 가장 아랫사람인데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녹음 파일을 한 번 더 들어보겠습니다.

[이동형/다스 부사장] "시형이는 저렇게 나가지, 그쪽에서는 날 없애고 싶지, 시형이도 내 입장에서는, 내가 총괄이사 대표이사를 가는 건 안 되니까 그걸 이제 사달을 낼 것 같은 뉘앙스인 거야, 분위기가. 그러니까 이제 처리를 좀 해라, 빨리 (나를) 처리를 하라 이거야."

[이동형/다스 부사장] "형(이동형)이 총괄부사장으로 있는데 만약에 강등, 강등시켜서 저 밑에 아산으로 보내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 다들. 내가 아산으로 쫓겨나고 고문 되면 내가 앞으로 얼굴 어떻게 들고 다니냐 세상을."

◀ 앵커 ▶

그러니까 당시 총괄부사장인 이동형 씨가 사장이 되는 걸 막기 위해서 이시형 씨 쪽에서 오히려 강등시켰다, 이런 얘기인데.

이 역시도 어찌 보면 이동형 씨가 개인적으로 불안해서, 혹은 좀 과다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볼 수는 없나요?

◀ 기자 ▶

이 부분도 이동형 씨의 인사이동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전화통화가 이뤄진 시점이 2016년 7월이었고, 실제로 같은 해 말에 이동형 씨는 총괄부사장에서 그냥 부사장으로 강등됐습니다.

그리고 부사장으로 강등됨과 동시에 다스 본사에서 아산으로 발령이 나는데요.

이동형 씨의 개인적인 불안감이 아니라 실제적인 위협이 현실이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실제로 적용됐다, 그런 얘기죠?

그렇다면 이동형 씨의 아버지죠, 이상은 회장.

이상은 회장이 '식물 회장'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내용도 녹음 파일에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동형/다스 부사장] "나(이동형)한테 타격을 줘야 (이상은) 회장님도 순순히 말 들을 거 같아서 그런 분위기가 엮어진 거야. 아무리 필요 없는 의견이라도 회장님 의견도 중요하잖아."

◀ 앵커 ▶

이 내용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아무리 필요 없는 의견이라도'라는 부분입니다.

이상은 회장의 의견이 그동안 다스에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식물 회장'이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러면 이번에는 이시형 씨의 개인 회사라고 볼 수 있는 회사 '에스엠'이 다스의 돈으로 다른 회사를 인수한 정황을 보여주는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이동형/다스 부사장] "(혜암은 에스엠에서 인수한 걸로 하고 자금은 다스에서 나갔다던데요?) 넌 그걸 어떻게 알아? (직접 들었습니다.) 누구한테? (김진 총괄부사장한테….)"

◀ 앵커 ▶

이시형 씨 개인회사에 다스의 자금이 들어간 정황이 드러난 것이네요, 그러니까?

◀ 기자 ▶

그렇습니다.

그동안 이시형 씨가 다스를 우회 상속 받기 위해서 에스엠을 본거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에스엠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계열사들을 여러 곳 사들이는데 이때 시형 씨 돈이 아니라 다스 돈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자기 개인회사를 키우는데 다스 돈을 마음대로 빼내 썼다는 정황,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가 더 명확해지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앵커 ▶

앞서 본 리포트에서는 이동형 씨를 무시하고 막강한 위세를 드러내는 이시형 씨의 목소리도 나왔었는데요.

다시 한 번 들어보시죠.

[이시형/다스 전무] "(복직하는 거죠. 그것 외엔 바라는 것 없습니다. 현장, 현장이 안 낫겠습니까?) (이동형) 부사장이 어떻게 전달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본인이 얘기 다 끝났다고 해서 그랬는데, 현장이고 어디고 복직이라는 게 또 그 복직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요. 그렇지 않겠어요?"

◀ 앵커 ▶

이시형 씨는 그동안 다스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를 해왔는데 지금 들어본 내용하고는 상당히 차이가 있어요.

◀ 기자 ▶

이 내용을 보면 다스를 퇴사한 직원이 누군가에게 복직을 약속받았다는 얘기를 이시형 전무에게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시형 씨가 이 얘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칼에 '복직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다스의 자금줄을 틀어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인사권까지 휘둘렀다는 얘기입니다.

다스가 누구 거냐는 질문에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이지선기자 (ezsu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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