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혁신, 그리고 꼼꼼한 구글

김익현 기자 2018. 1. 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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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3월 28일.

'의식의 흐름'이란 기법으로 문학의 혁신을 주도했던 여인.

그런 면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족함이 없다.

우리는 혁신이란 말을 쉽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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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의 미디어 읽기] 탄생 136돌 축하한 구글 두들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1941년 3월 28일. 한 여인이 영국 템즈강에 몸을 던졌다. 평생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시달렸던 그녀의 이름은 버지니아 울프였다.

‘의식의 흐름’이란 기법으로 문학의 혁신을 주도했던 여인.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같은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당대 평자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뛰어난 작가였다.

그 뿐 아니었다. 1929년 발표한 ’자기만의 방’은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히는 수작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여성이 소설을 쓰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할까”란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해 그는 이런 대답을 제시한다.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

(사진=위키피디아)

버지니아 울프가 살아냈던 시대는 여성의 지위가 보잘 것 없던 20세기 초였다. 당연히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족함이 없다.

우리는 혁신이란 말을 쉽게 쓴다. 국어 사전은 혁신을 이렇게 정의한다.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이 기준에 따르면 버지니아 울프는 누구보다 혁신적이었다. 그는 당대의 관습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남성 뿐 아니라 여성들의 상식마저 뒤흔드는 혁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문학의 지평 넓혀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본령이던 문학의 상식에도 정면 도전했다. 그는 시간과 사건 흐름을 따라가는 평면적인 서술을 거부했다. 대신 사람의 의식 속을 탐구하는 기법을 추구했다.

’의식의 흐름’으로 불리는 이 서술 기법은 평면적이던 소설을 3차원 입체 공간으로 바꿔놨다.

“댈러웨이 부인은 자기가 직접 꽃을 사오겠다고 말했다.”는 유명한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댈러웨이 부인’이 대표적이다.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꽃을 사러 런던 거리를 걷는 댈러웨이 부인의 머릿 속을 탐구한다.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은 단순하다. 하지만 그 단순한 사건을 겪는 인간의 의식 속엔 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 의식을 담아낸 것이 ‘댈러웨이 부인’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전까지 상식으로 통했던 서술 기법을 과감하게 혁신함으로써 20세기 새로운 문학의 시조가 됐다. 혼자한 건 아니었다.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윌리엄 포크너 같은 당대 작가들과 함께 문학을 혁신했다.

(사진=구글)

겉은 화려했지만, 그의 내면은 어두웠다. 어린 시절 이복 오빠들에게 당한 성 추행의 기억은 평생 그를 괴롭혔다. 그래서 늘 정신 질환에 시달렸다.

남편인 레너드 울프는 평생 성관계를 하지 않을 것, 그리고 직업을 버리고 작가인 자신을 뒷바라지 해줄 것, 이란 버지니아 울프의 까탈스런 조건을 수용했다. 평생 묵묵히 위대한 작가의 그늘이 되어줬다. 하지만 그런 남편마저 버지니아 울프에게 '삶의 즐거움'까지 안겨주진 못했다.

문학과 페미니즘의 새로운 혁신을 주도했던 버지니아 울프. 하지만 끝내 자신의 삶까지 혁신하진 못했다.

1941년 3월28일 평생 자신을 그림자처럼 내조했던 남편에게 유서를 남긴 채 흐르는 강물에 몸을 던졌다.

1월25일은 버지니아 울프의 생일이다. 1882년 1월25일 생인 버지니아 울프의 136회 생일이다.

구글은 위대한 작가의 생일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영국 작가 루이 포메로이가 그린 그림을 ‘구글 두들’로 사용했다. 그 그림은 “버지니아 울프의 미니멀리스트적인 삶을 반영한 것”이란 설명과 함께.

김익현 기자(sin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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