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 외쳤던 그들은 지금.. "아버지가 평생 모은 1억마저 날렸어요"

양모듬 기자 2018. 1.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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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한국 소비 2조원 가까이 줄어들 수도"]
가상화폐 급락에 투자자들 패닉.. 인터넷엔 박상기 법무 등 '가상화폐 4敵' 명단 나돌아
2500만원 넘다가 반토막 나자 "흙수저 죽이는 反시장정책" 정부 규제에 분노 쏟아내
노벨상 수상자 스티글리츠는 "한국처럼 규제에 나서야"

정부 규제 여파로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가격이 하향세를 거듭하자 투자자들이 '흙수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반(反)시장 정책'이라며 정부 규제로 분노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신규 투자자 진입이 까다로워진 만큼 당분간 가상 화폐 가격은 크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은 24일 빗썸 거래소 기준 1코인당 1250만~1350만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이달 초 2500만원선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이 반 토막이 난 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연이은 규제에 따라 국내 가상 화폐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김치 프리미엄(가상 화폐가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특히 높은 가격에 유통되는 현상)'도 빠르게 줄고 있다. 20~30%에 육박했던 김치 프리미엄은 이날 대부분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흙수저 죽이는 반(反)시장 정책"

가상 화폐 시장이 하락을 거듭하자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전세금 날렸다. 살고 싶지 않다' '가상 화폐 투자로 크게 손해 본 후배가 연락 두절이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투자자는 '흙수저 집안인데 아버지가 평생 모은 돈 1억원, 내가 모은 돈 5000만원 투자했다가 손절 치고 결국 5000만원 남았다'며 '자살하고 싶지만 1억원 돌려 드리기 위해 참고, 결혼 포기한다'고 인터넷에 썼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 규제에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3일 출범한 한국암호화폐투자시민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300만 투자자의 상처 난 자존심에 소금을 뿌려대고, 흙수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정부의 반시장 정책을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인터넷 가상 화폐 커뮤니티에는 '암살 명단'이라며 최근 가상 화폐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 청원도 줄을 잇고 있다. 24일 오후 5시 기준 가상 화폐 관련 청원이 5300여건에 달한다. 한 청원 글은 '가상 화폐 시장 다 망가뜨려 놓고, 인제 와서 망해도 개인 책임이라 합니까'라고 썼다. 지난달 28일 등록된 '정부는 국민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청원은 참여 인원 20만명을 돌파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가상 화폐 가격 변동이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국이 전 세계 가상 화폐의 14%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가상 화폐가 한 달 사이 50%씩 등락한다면 한국인이 보유한 가상 화폐 가치가 360억달러(약 38조6000억원)씩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한국인의 소비 성향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개인 소비의 0.3%에 달하는 20억달러(약 2조원) 가까이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IB도 비트코인 투자 선 긋기

투자자의 분노에도 가상 화폐 시장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부터 가상 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지만 당분간 신규 투자자들이 가상 화폐 매매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이 "가이드를 지킬 자신 있으면 가상 계좌를 제공하라"고 하자 은행들이 계좌 제공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등 가상 화폐 거래소에 가상 계좌를 제공해온 시중 은행이 기존 고객의 실명 전환을 우선 추진하되 신규 투자자 계좌 개설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실명 확인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당분간 거래소에 가상 계좌를 제공할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해외 투자은행(IB)도 가상 화폐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메릴린치는 최근 자사 금융상담사 1만7000여명에게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신탁 펀드'를 고객에게 권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도 비트코인 선물 투자를 제한하는 중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23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들도 한국처럼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 가상 화폐 거래소 '비트플라이어'는 유럽으로 진출해 신규 고객 수백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가노 유조 비트플라이어 CEO는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가상 화폐가 음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거래를 중단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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