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단일팀 무조건 따르라? 이번엔 정부가 잘못"
"대의 옳다 믿고 '나를 따르라' 한 건 잘못"
민주당 2030세대 일부도 "선수와 소통 부족"
[단독] 유인태 “남북 단일팀 논란, 이번엔 정부가 잘못”
유 전 수석은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 단일팀이라는 대의(大義)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무조건 따라오라’고 강요하면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그런 태도가 2030세대의 저항을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소통 부족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30대의 지지율 이탈 현상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22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6%포인트 떨어진 66.0%를 기록했다. 북핵 문제 등으로 취임 후 최저치(65.6%)를 기록했던 9월 셋째 주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특히 지난 4개월 사이 20대(76.5%→71.2%)와 30대(80.4%→73.1%)에서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 11일 국회의장실과 SBS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2%가 “남북 단일팀을 무리해서 구성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20대의 82.2%, 30대의 82.6%가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유 전 수석은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당국자들이 여자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에게 사전에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며 “대통령은 항상 소통을 강조하는데, 실제 정부 당국자는 설명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 감독과 선수들이 반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소통 노력 없이 그저 ‘국가 중대사이니 따라오라’고 해선 안 된다”며 “정부가 소통 과정을 제대로 밟아 선수단도 ‘단일팀이 구성돼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면 20~30대의 반감도 적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 민주당 의원실의 비서로 일하는 A(27)씨는 “정부의 결정에는 동의하지만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는 “너무 급박하게 (남북 단일팀 구성을) 결정하다 보니 절차상에 결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이 기사를 보고 (단일팀 소식을) 알았을 정도면 문제다. 이미 결정됐으니 향후 선수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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